1억원을 호가하는 21대 9 화면비 105인치 TV가 화제인 가운데 21대 9 화면비 TV가 기존 방송 현실에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현행 방송 화면비 16:9와 차이가 있어 화면 왜곡 또는 빈 공간 발생으로 인해 21대 9 화면비의 몰입감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넓은 화면 활용 이점이 각광받는 모니터와는 다른 양상으로 업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지난 4월과 7월 선보인 21대 9 화면비 105인치 초고화질(UHD) TV는 5120×2160 해상도로 ‘5K’라 불린다. 16대 9 화면비의 4K(3840×2160)보다 양 옆으로 33% 더 넓다. 2.35대 1 화면비로 제작되는 영화 감상에 최적화돼 ‘시네뷰’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하지만 현행 16대 9 방송 체제에서는 21대 9 TV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방송사에서 보내는 영상이 TV 화면을 모두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1100만 화소 중 830만 화소만 채워져 270만 화소가 남게 돼 화면 양 옆을 검은 레터박스로 채우거나(좌측 사진) 영상을 늘려 왜곡(우측 사진)시켜야만 한다. 일부 2.35대 1 화면비의 영화만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 뿐, TV의 주 기능인 방송시청에는 1100만 화소 중 270만 화소(약 25%)를 버리는 셈이다.
화면비 문제는 4대 3 화면비 표준화질(SD) 아날로그 방송이 16대 9 화면비 고화질(HD)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되던 2000년대 후반에도 제기됐다. 당시에는 4대 3 프로그램과 16대 9 프로그램이 혼재하면서 화면이 왜곡되거나 레터박스를 끼고 나오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이는 HD 16대 9로의 전환을 위한 과도기였다는 점에서 UHD에서도 쓰일 16대 9 영상의 21대 9 TV 상 왜곡 문제와는 다르다.
업계도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 하현회 LG전자 HE(홈 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장(사장)은 “16대 9 화면비 영상으로 인한 21대 9 화면비 TV의 남는 화면을 어떻게 구현해야할지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하 사장은 “레터박스로 쓰이는 남는 화면에 소비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띄울 수 있는 등 가능성이 많다”고 소개했다.
21대 9 화면비 TV는 당분간 프리미엄 TV로서 입지를 다질 전망이다. 하 사장은 LG전자가 지난 7월 공개한 105인치 TV 반응에 대해 “구입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우호적인 시장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시네뷰 모니터’에서 얻은 자신감이 TV에 옮겨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삼성전자도 지난 4월 출시한 105인치 곡면 초고화질(UHD) TV 판매망을 하반기 미국·중동·유럽 등으로 넓힌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