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안경으로 새로운 세상을 연결하는 ‘구글글래스’, 스스로 운행하는 ‘자율주행자동차’, 전 세계 모든 곳에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프로젝트 룬’
구글은 놀라운 아이디어와 이를 현실로 만드는 실행력으로 앞선 혁신을 만든다. 그 중심에는 구글의 혁신을 만드는 비밀조직으로 알려진 ‘구글X’가 있다. 구글을 넘어 세계의 미래를 만드는 이곳에 수많은 사람의 이목이 쏠린다. 이들의 프로젝트를 보면 ‘아무리 글로벌 넘버원 인터넷 기업이지만 어떻게 이런 놀라운 생각을 해낼까’라는 의구심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모든 아이디어가 구글 내부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비결은 바로 ‘컨버전스(Convergence)’다. 외부 아이디어를 내부 실행력과 연결하는 융합이 구글 혁신의 비밀이다.
외부 아이디어를 수혈하기 위한 구글의 노력이 바로 ‘솔브 포 X(Solve For X)’다. 솔브 포 X는 구글X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다. 말 그대로 X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곳으로 X는 인류 발전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를 뜻한다. 세계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해결책을 찾는 공간으로 누구나 본인이 생각하는 문제점을 올리고 평가받을 수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가 독창적이고 실현 가능하면 X랩의 정식 프로젝트가 된다. 세상을 위한 건설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구글과 함께 새로운 혁신을 만들 수 있는 셈이다.
매건 스미스 구글X 부사장은 “구글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은 불가능해 보이는 아이디어를 놀라운 실행력으로 현실로 만든 덕분”이라며 “혁신적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실행하는 것이 구글X의 임무”라고 말했다. 그는 “구글이 찾는 아이디어는 기존의 것을 10%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10배 나은 결과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런 아이디어를 찾기 위한 노력이 솔브 포 X”라고 덧붙였다.
구글이 찾는 아이디어는 무엇일까. 스미스 부사장은 ‘문샷 싱킹(Moonshot Thinking)’으로 이를 설명했다. 문샷 싱킹은 달로 가기 위해 우주선을 만드는 급진적 노력을 말한다. ‘달’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가장 빨리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 해답을 찾아야 하는 ‘커다란 문제’와 ‘급진적 해결책’, 이를 가능하게 하는 ‘혁신적 기술’의 조합이 필요하다. 스미스 부사장은 “교통정체와 사고로 인한 피해자를 줄이기 위한 자율주행자동차, 전 세계 60% 이상이 여전히 인터넷으로 연결되지 않는 문제를 풀기 위한 프로젝트 룬이 문샷 싱킹의 예”라고 설명했다.
솔브 포 X를 통해 채택한 아이디어는 반드시 기술 구현에 성공한다는 것이 구글X의 목표다. 이를 위해 빠르게 제품을 만들고 개선하는 작업을 반복한다. 스미스 부사장은 “구글글라스를 생각하고 처음 시제품을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1시간 30분이었다”며 “핸드폰을 뜯어서 얼굴에 붙이는 정도였지만 이곳에서 혁신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시제품을 만들고 사업화를 진행하는 데 반드시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마치 아이가 레고를 가지고 놀 듯 아무 계획 없이도 새로운 혁신을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문샷 싱킹은 기본적으로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구체화된다. 한 사람이 완벽한 아이디어를 내는 경우는 없다. 솔브 포 X에 참가한 세계인이 아이디어를 토론하고 검증하며 좀 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한다. 스미스 부사장은 “전 세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흥미로운 실험이 가능하게 됐다”며 “솔브 포 X에 세계 곳곳의 인재가 참여해 많은 아이디어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솔브 포 X에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홈페이지에 접속해 자신의 ‘X(문제)’를 제안하면 된다.
전 세계가 함께 고민할 만한 문제라면 토론이 진행된다. 직접 X를 제안하지 않아도 이미 논의되고 있는 다양한 X를 평가하고 공유해도 된다. 스미스 부사장은 “솔브 포 X에서 논의되고 있는 다양한 문샷을 주변에게 알리고 더 많은 사람이 토론에 참여하게 유도하는 것, 특정 문샷에 대한 의견을 남기고 평가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참여”라고 강조했다.
그는 “솔브 포 X는 문샷 선구자를 찾아 이를 현실로 만들 플랫폼을 제공하는 열정적인 프로젝트”라며 “구글X는 모두의 열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대한 문제를 풀기 위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서 들을 준비가 돼 있다”며 “언제든 구글의 문을 두드려 달라”고 당부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