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2주년 특집3-새로운 도전, 변화] 역직구 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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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성 의류 온라인 쇼핑몰로 출발한 ‘스타일난다’는 2010년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대표적 한류 브랜드로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진출 2년 만에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 홍대 앞에 마련한 오프라인 매장에는 중국 관광객 ‘유커’가 몰리면서 인근 상권까지 활성화시켰다는 평가다.

#2. 20대 주광준·명준 형제는 경기도 구리에서 하월시아라는 관상용 식물을 키워 세계에 수출한다. 지난해 단 5개월에 6000만원어치를 수출하기도 했다. 수출 비중은 최고 80%에 이른다. 이베이코리아의 해외 수출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오프라인 무역에선 상상할 수 없는 틈새 시장 공략이 가능한 것이 온라인 해외 직수출(역직구)의 매력이다.

이뿐 아니다. 봉자샵, 딘트스타일, 미아마스빈, 체리스푼 등 국내 패션 전문 온라인몰들이 중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류 열풍과 한국 온라인 쇼핑몰 특유의 다양하고 섬세한 디자인으로 무장한 제품이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회사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인터넷 쇼핑 거래액은 350조원에 이른다. 2016년에는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이렇게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거대 시장이 우리나라 바로 옆에 있다.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국 상품에 대한 중국인의 호감도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대중 미디어와 인터넷으로 한류 가요와 드라마가 세계 곳곳에 파고들고, 세계의 소비자들은 클릭 한번으로 인터넷에서 한국 상품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세계 곳곳을 잇는 물류와 택배망은 상품 소비의 국경을 허물고 있다. 온라인 세상을 새로운 장터로 개척한 한국의 쇼핑몰들이 세계로 뻗어나갈 기회를 얻었다.

◇역직구, 이제는 현실

최근 국내 소비 시장 최대 이슈는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접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는 해외 직접 구매, 이른바 ‘직구’다. 우리 국민들이 지난해 아마존이나 이베이, 갭, 길트 등 해외 인기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 사들인 물건은 총 1116만건, 10억달러에 이른다. 직구 규모는 2001년 1300만달러 수준이었으나 이후 연평균 43.6% 초고속 성장을 했다.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다양한 상품, 국내보다 훨씬 싸게 살 수 있는 상품을 중심으로 직구 시장이 불붙었다. 정보기술과 물류 기술의 발달로 가능해진 직구는 국내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했다.

국경간 거래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서구에서도 온라인에서 클릭품을 팔며 좋은 상품을 싼 값에 사고, 이를 소셜네트워크에 적극 공유하는 사람을 뜻하는 ‘딜러 쉭’(dealer chic)이란 표현이 유행이다.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상무는 “국경간 온라인 거래는 세계적 현상으로 현재 연간 거래 규모가 100조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온라인 공간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한국의 소상공인인에게도 똑같이 열려 있다. 우리가 해외 물건을 직구하는 만큼, 외국 사람도 우리 상품을 직구할 수 있다. 온라인 해외 직수출, ‘역(逆)직구’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자상거래 수출은 2400만달러였다. 규모 자체는 직구에 비할 바 아니지만 성장률은 125%로 폭발적이다. 이베이코리아의 전자상거래 수출 지원 프로그램(CBT)을 통한 거래는 작년 2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배 커졌다. 2016년에는 1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소비자 마음 세심하게 공략하는 온라인 역직구

역직구의 매력은 통합된 세계 시장을 상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너무 작아서 수익성을 맞추지 못하는 틈새 시장이라도 세계인을 상대로 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수영복처럼 계절을 타는 제품도 해외 시장에는 사시사철 판매할 수 있다.

특정 상품이나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이 있다면 세계 무대에서 충분히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 대기업이나 대형 유통 업체가 미처 파악하지 못 하는 틈새 시장을 맞춤 공략하는 역량은 오히려 소상공인이 더 강할 수 있다.

코리아센터닷컴의 해외 온라인 쇼핑몰 지원 솔루션 메이크글로비를 활용한 패션 쇼핑몰 중에는 가발, 임부복, 비키니 수영복, 청바지 등 특화 전문몰이 해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공식인증 판매대행사 지오텍은 300만불 수출탑을 받았다.

해외에서 잘 팔리는 상품군을 분석해 봐도 다양한 시장 기회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베이에서 많이 팔린 국내 제품군 순위에는 패션 의류와 화장품 등 ‘한류 상품’의 비중이 높지만, 휴대폰 액세서리나 컴퓨터 및 자동차 부품, 스포츠 용품, 산업 용품 등도 상위권에 포진했다. 시장 수요가 그만큼 폭넓다는 반증이다. 페루, 인도네시아, 폴란드 등 멀게만 느껴지는 국가에서도 국내 상품 판매가 급증 추세를 보이는 등 판매 지역도 다변화되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지난 7월과 8월 각각 한국을 찾아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다. 최근 1년 간 3번이나 한국을 찾은 것이다. 박 대통령은 마 회장에게 알리바바를 통한 국내 중소 상공인의 중국 진출과 창업 지원, 디지털 콘텐츠 분야 협력 등을 당부했다. 마 회장 역시 “한국 중소기업의 중국 진출을 돕기 위해 한국 청년 초청 교육을 실시하겠다”며 “양국 전자상거래를 위해 효율적 물류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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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한류 상품을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와 ‘티몰’에 적극 유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 패션 의류나 화장품을 뜻하는 K패션 제품이 주요 관심사다. 한류 상품의 가치는 ‘천송이 코트’로 충분히 확인됐다. 알리바바는 중국 시청자를 겨냥해 국내 드라마에 제작 지원을 하고, 한국의 스트리트 패션을 주제로 G마켓과 인터파크 특별관을 T몰에 마련하는 등 한류 활용에 적극적이다.

아마존 역시 최근 국내에서 온라인 쇼핑몰 대상 설명회를 개최하고 아마존 입점의 장점을 적극 알렸다. 상품을 해외 아마존 창고에 보관해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배송하고 소비자 대응 등을 대신해 주는 FBA 프로그램 참여도 권장한다.

정부 역시 역직구 열풍을 적극 지원한다. 국내 경제 성장 정체와 취업 문제 등을 해결할 창조경제 대표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한국 중소기업이 알리바바 등 거대 중국 유통망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해 주는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무역협회 ‘K몰24’에 상품을 올리면 알리바바 티몰에도 자동으로 등록된다. 중소기업이 알리바바에 상품을 등록하기 위해 1년 이상 기다리는 불편이 줄어든다.

쑤닝그룹, 데니스그룹, 동방CJ 등 현지 주요 유통망과 협력, 이들이 운영하는 온오프라인 쇼핑몰에 한국 전용관을 설치해 한국 중소기업 제품을 판매한다.

심플렉스인터넷과 코리아센터닷컴은 외국어로 쇼핑몰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쇼핑몰 해외 진출 솔루션과 현지 배송 대행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많은 쇼핑몰들이 일본, 중국, 북미 등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섰다. 하지만 각 나라 사정에 맞는 적절한 시장 조사와 마케팅으로 현지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주요 시장마다 다른 특성이 있지만 대체로 현지 검색 엔진과 포털, 소셜네트워크와 오픈마켓 등을 연계한 통합 마케팅의 적절한 활용이 온라인 쇼핑몰 성공의 전제 조건으로 꼽힌다.

검색엔진최적화(SEO) 작업을 거쳐 구글이나 중국 바이두 등 검색 결과 상위에 쇼핑몰과 브랜드를 노출시켜야 한다. 키워드 광고와 디스플레이 광고를 진행하며 SNS와 블로그를 마케팅 채널로 활용한다. 현지 주요 오픈마켓에도 입점하는 편이 좋다.

현지 시장 상황에 맞는 운영과 소비자 대응도 중요하다. 중국이라면 중국 ‘국민 메신저’ QQ를 통한 실시간 고객 응대를 놓쳐선 안 된다. 알리바바의 ‘알이페이’나 텐센트 ‘텐페이’, 바이두의 ‘바이두 월렛’ 등 중국인들이 즐겨 쓰는 간편 결제시스템과 연동도 필수다. 중국 온라인 결제의 절반 정도는 알리페이를 통해 일어난다. 중국 온라인 쇼핑 사용자의 행동 패턴은 국내 소비자와 비슷하기 때문에 한국식 운영 방식이 잘 먹힌다는 평가다.

일본은 다른 국가에 비해 이메일 마케팅 효과가 큰 편이다. 판매자의 신뢰도를 가장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들이기도 하다. 쇼핑을 할 때 가격과 패션 스타일링, 상세 설명 등을 면밀히 살핀다. 고객 응대는 전화가 아닌 이메일이나 게시판을 많이 이용하며 제품 사전 문의가 많은 편이다. 쉽게 구매 결정을 하지 않지만, 구매를 결정한 상품의 취소율은 낮은 편이다.

영어권 시장도 이메일을 활용한 고객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중요하다. 신제품 소개나 이벤트 등을 담은 DM 발송이 효과적 고객 관리 방법이 될 수 있다.

국내와 달리 배송비가 상품 가격에 포함된 경우가 많고 무게나 지역에 따라 배송비 차이도 많이 나기 때문에 배송비 정책도 현지에 맞게 살펴야 한다.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대규모 쇼핑 시즌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연말 거래액이 1~3분기 매출을 합한 것보다 크다. 이 때를 겨냥한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매출 상승 효과를 볼 수 있다.

성향숙 심플렉스인터넷 글로벌 e비즈 컨설턴트는 “SEO와 SNS, 오픈마켓 등을 연계한 통합 마케팅의 큰 틀을 만드는 한편 해당 국가와 언어에 맞춘 세밀한 현지화 전략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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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직구 SWOT>


한국 역직구 SWOT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