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장 맞은 KISA 풀어야 할 숙제는]<하> "비전 수립하고 직원에 자부심 줘야"

“가능한 빨리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을 떠나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 합니다.”

원장의 잇따른 중도 퇴임과 지방 이전계획으로 KISA는 그 어느 때보다 직원 사기가 바닥이다. 나주혁신도시로 이전이 진행되면서 이직률은 위험수위다. 직원들은 미래지향적인 KISA 비전 수립에 목말라 한다. 인터넷과 정보보호 산업계는 KISA에 길라잡이 역할을 요구한다.

최근 KISA를 떠난 한 직원은 “최근 금융사를 비롯해 정보보호 인력 수요가 늘면서 KISA 인력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기관의 미래 비전이 불투명한데다 지방이전까지 맞물려 상황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KISA는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며 “원장은 마치 운동 경기의 감독처럼 전 직원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성과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잦은 원장 교체로 인한 피로감도 심하다. 한 대학 교수는 “원장은 KISA의 위상을 다시 세우고 여러 부처에서 떨어지는 허드렛일만 처리하지 않는 방패막이 되야 한다”며 “최고의 전문가가 다시 몰릴 수 있도록 비전을 세우고 예산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보보호 업계는 지속적인 산업 진흥책을 요구했다. 한 보안업체 대표는 “원장이 자주 바뀌다보니 매번 새로 정보보호 산업발전책을 만드는 데 급급하고 실행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뭔가 새로 만들기보다 기존에 추진 중인 정책이 실효성을 갖도록 힘을 쏟아 달라”고 말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3개 기관이 합쳐진 후 인터넷 진흥책이나 관련 정책이 KISA에서 뭐가 나오는지도 모른다”며 “인터넷 진흥과 역기능 분야도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KISA 원장은 다른 자리로 가기 위한 디딤돌이 아니다”라며 “꼭 이번에는 임기를 다 채우고 퇴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