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쇼크에 대응해 국내 대표 종합부품 기업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각기 다른 해법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기는 전자가격표시기(ESL) 등 완제품에 가까운 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는 반면에 LG이노텍은 전기차·하이브리드카 시장을 타깃으로 전장 부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기 최치준 사장과 LG이노텍 이웅범 사장의 위기 극복 경영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기는 올 상반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악화 충격을 그대로 받았다. 지난 상반기 기준 삼성전기의 삼성전자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절반 수준을 넘어선다. 거래처 다변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최치준 사장은 영역 파괴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오직 소재부품 사업만 한다는 고정 관념을 없앴다. 기존 소재·부품사업 외 수익이 날 만한 영역은 어떤 분야든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최 사장이 이 같은 결정을 내놓은 것은 의외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ESL 사업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삼성전기가 ESL 사업 진출을 발표할 때만 해도 주변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ESL 사업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올라오고 있다. 삼성전기는 올해 ESL 사업에서만 14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삼성전기에 비해 거래처 다변화가 잘 돼 있는 편이다. 애플 아이폰에 카메라모듈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LG이노텍의 계열사 매출 비중은 30%대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스마트폰 시장 충격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삼성전기와 마찬가지로 카메라모듈 사업 의존도가 너무 높다.
이웅범 사장은 자동차 전장 사업을 육성해 탈 모바일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자동차 전장 부문에서 1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자리매김했다. 전장 부문은 LG이노텍이 십여년 전부터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신성장동력 사업이다. 이웅범 사장이 LG이노텍 대표이사로 부임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이 강해졌고, 최근 들어 효과가 쏙쏙 나타나고 있다. LG이노텍은 차량통신모듈과 차량센서, 통신 등 여러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전략 거래 선을 늘리고 있다. 기존 모터·센서 외 차량용 카메라모듈과 LED·통신 모듈 등 신제품 공급이 확대되고 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향후 1~2년간 스마트폰 시장 충격이 소재부품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내 대표 종합부품 기업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단위: 십억원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및 업계>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