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작은 기기를 이마에 대는 것만으로도 질병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시대가 코앞에 다가왔다.
모바일 헬스 벤처 스캐너두의 ‘스카우트’는 10초 만에 신체 정보를 스캔한다. 기기 광센서를 이용해 혈액흐름, 혈중 산소수치, 심전도 등을 확인해 진단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에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질병의 경도와 응급처치 등 행동요령을 알려주며 가까운 병원의 위치도 소개한다. 현재 임상실험을 진행 중이며 이후 원격진료 등 분야에서도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기는 지난 2013년 라스베이거스 가전쇼(CES)에 시제품이 공개된 이후 줄곧 업계 관심을 받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말 퀄컴이 미래 모바일 헬스업계를 선도할 업체를 가리는 ‘엑스프라이즈’의 최후 10인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 대회는 1000만달러의 상금을 놓고 각국 벤처 기업들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각 후보 기기별 질병 진단성능 등을 평가해 내년 하반기 최종 우승자를 가릴 방침이다.
구글의 ‘스마트 콘택트렌즈’도 주목된다. 콘택트렌즈와 같이 눈에 끼워놓으면 당뇨 환자들의 당 수치를 수시로 체크할 수 있다. 사람 눈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눈물로 포도당 수치를 계속 파악하기 때문에 별도로 바늘로 손을 찔러 혈당 수치를 확인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구글은 제약업체 노바티스와 함께 상용화를 위해 준비 중이다.
병원 등 의료실 풍경을 변화시킬 제품들도 대거 등장하고 있다. 스탠퍼드 의과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안과 진료용 모바일 의학 기기 ‘아이고’는 스마트폰을 백내장 등 안과관련 진료를 볼 수 있는 의료장비로 탈바꿈 시킨다. 스마트폰 외부에 장착해 안구 외부뿐 아니라 망막 등 내부 촬영이 가능하다. 기존 장비가 수 천만원대인 반면 이 기기는 단 90달러에 구입할 수 있어 예산 등 문제로 장비 인프라가 부족한 곳에서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다. 호주 멜버른 대학 의료팀은 에티오피아 의료 봉사활동에 이 기기를 사용했다. 포토파인더 핸디스코프는 피부에 접촉하지 않고도 피부 질환 상태를 진찰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액세서리 형태로 스마트폰 내부 카메라를 함께 사용한다. 제품은 스마트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에서 진료 데이터를 저장, 보호하며 저장된 데이터로 피부암 등을 진단한다.
별도의 기기가 전혀 필요 없는 모바일 헬스 제품도 있다. 미국 워싱턴대학에서 만든 ‘스피로스마트’는 앱 형식으로 스마트폰에 깔기만 하면 만성폐색성폐질환, 낭포성섬유증 등 폐 관련 질병 여부를 알려준다. 스마트폰 내장 마이크에 숨을 크게 내쉬면 진단이 가능하며 오차범위가 5%내외로 정확도도 높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