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끊김·왜곡·지연’ 사라진 비결은…

[테크홀릭] 좋은 화면을 향한 욕심은 끝이 없다. 요즘 잘 팔리는 모니터는 풀HD를 넘어 2560×1440 이상 초고해상도에 화면 크기는 27인치가 보통이다. 하지만 고화질 그래픽 게임을 즐긴다면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널찍해진 화면에서 발생하는 고질적인 화면 끊어짐이나 왜곡, 지연 없는 생생한 화질을 느껴야 만족감이 배가되기 때문. 문제는 화면 크기나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그래픽카드 같은 하드웨어 부하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엔비디아가 지싱크(G-SYNC)라는 색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화면을 뿌려주는 역할을 하는 GPU와 모니터 동기화를 통해 모니터에서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화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게임 속 ‘끊김·왜곡·지연’ 사라진 비결은…

엔비디아 지싱크 기술이 접목된 PC 시스템

게임 속 ‘끊김·왜곡·지연’ 사라진 비결은…

원리는 간단하다. 모니터 재생률(refresh rate)을 GPU 렌더링 속도와 동기화시켜 이미지가 렌더링되는 순간 모니터에 바로 출력되도록 조정하는 것이다. 이를 적용하면 장면이 바로 나타나고 물체는 더 선명하게 보인다. 끊김 없는 고화질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게임 속 ‘끊김·왜곡·지연’ 사라진 비결은…

◇ 지싱크가 등장하게 된 이유=초기부터 모니터 대부분은 초당 60번(Hz) 재생률에 고정되어 왔다. 보통 수직 재생률 60Hz 식으로 표기하는데 이는 모니터가 TV 방송이나 동영상 등 고정 프레임 콘텐츠를 재생한다는 전제하에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수직 재생률 60Hz, 60프레임의 1프레임당 표시시간은 보통 16.67ms다. 즉 모니터는 1프레임을 16.67ms라는 짧은 시간에 보여준다는 얘기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모니터가 장면을 재생할 때 한 면 전체가 아닌 화면 위에서 아래로 매우 빠른 속도로 순차적으로 뿌려준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모니터 최상단에서 장면이 재생되는 타이밍에 GPU가 필요한 영상 데이터를 보내지 않으면 왜곡이나 끊김 현상이 발생한다.

게임 속 ‘끊김·왜곡·지연’ 사라진 비결은…

GPU가 프레임을 16.67ms 미만으로 렌더링할 수 있다면 모니터는 60Hz의 안정적인 장면 표현이 가능하다.

게임 속 ‘끊김·왜곡·지연’ 사라진 비결은…

60Hz라는 재생률을 맞추기 위해 고화질 게임은 VSync(수직 동기화) 모드라는 걸 지원한다. 고화질 게임을 즐기면서 그래픽카드를 스스로 교체해봤다면 한번쯤 들어봤을 용어다. GPU가 1프레임을 16.67ms 안쪽으로 렌더링할 수 있다면 모니터는 꾸준히 60Hz로 표시한다. 아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게임 속 ‘끊김·왜곡·지연’ 사라진 비결은…

장면 표시 지연이 발생하는 이유는 렌더링이 16.67ms 이전에 완료되지 않아서다.

게임 속 ‘끊김·왜곡·지연’ 사라진 비결은…

하지만 게임 그래픽에선 시스템 부하로 인해 일정한 프레임 속돌 영상을 출력할 수 없다는 식의 고질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반면 모니터는 설계상 일정한 프레임 속도로 영상을 출력할 수 없다는 GPU 측 사정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60Hz 재생률로 새로운 영상을 표시하려 한다. 예컨대 모니터에 같은 영상이 계속 표시되는 현상은 GPU 부하로 제때 16.67ms에 맞춰 전송하지 못해서다.

게임 속 ‘끊김·왜곡·지연’ 사라진 비결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한 게 VSync 해제 모드다. GPU는 모니터 표시 타이밍과 관계없이 영상 프레임을 보낸다. 결과적으로 모니터는 현재 영상을 처리하기도 전에 다음 영상 프레임 표시를 시작한다. 화면 상단에 이전 프레임이, 중간에 새로운 프레임이 표시되는 이른바 다음 영상과 겹치는 왜곡 같은 현상 등 VSync 동기화 모드와는 정반대의 문제가 발생한다.

앞뒤 장면이 겹치는 일종의 왜곡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다.

게임 그래픽의 역동적 특성 때문에 GPU는 다양한 렌더링 속도에서 프레임을 만들어냈고 그 결과 GPU가 모티터와 동기화할 때 화면 잘림 현상이 발생한다. 수직 동기화를 작동시키면 화면 잘림 현상은 사라지지만 반대로 GPU와 모니터 재생 속도가 달라 지연 현상이나 화면 왜곡 현상은 더 악화된다. 엔비디아가 선보인 지싱크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한 것이다.

◇ 지싱크 효과는 ‘끊김·왜곡·지연 3無’=지싱크는 프레임 레이트에 관계없이 모니터를 정확하게 GPU와 동기화하는 수직 동기화 활성화/해제의 장점만 모은 솔루션이다. GPU가 모니터 재생 속도를 제어하기 때문에 사용자 눈에는 한결같이 자연스러운 영상이 표시된다. 지싱크 솔루션을 적용한 시스템은 영상 렌더링이 끝나면 그 타이밍에 GPU는 영상을 모니터로 보내고 이 때 모니터의 표시 프로세스가 시작된다. 프레임 속도가 일정하지 않은 경우에도 영상 렌더링이 끝나야 표시 프로세스가 진행되므로 끊김과 왜곡, 지연 문제는 나타나지 않는다.

엔비디아 지싱크는 GPU 주도하에 모니터 장면을 표시한다.

현재 에이수스와 벤큐, 뷰소닉 등이 지싱크 지원 모니터를 출시한 상태다. 이 중 에이수스가 선보인 스위프트 PG278Q를 직접 써보니 줄곧 60프레임 표시로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가변 프레임을 적용할 때 기존 모니터는 수직 동기화 모드에서 화면이 겹치는 등 일정치 못했다. 하지만 지싱크 지원 모니터는 60프레임 고정으로 표시해도 프레임 사이사이에 어색함은 눈에 띄지 않는다.

지포스 그래픽카드를 탐재한 PC와 지싱크 지원 모니터를 연결하면 엔비디아 제어판 중 디스플레이 탭에 ‘G-SYNC 설정’ 항목이 추가된다. 지싱크 활성 여부는 간단하게 바꿀 수 있다. ‘3D 설정-3D 설정 관리’ 항목에서 ‘수직 동기화’를 ‘G-SYNC’로 바꾸거나 프로그램 설정으로 지정해두면 지싱크 활성화나 비활성화 여부를 게임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바탕화면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러 ‘화면 해상도-고급’을 열고 적당한 디스플레이 재생률을 설정하면 된다.

지싱크 효과를 데모와 게임을 통해 직접 확인해봤다. 데모(G-SYNC Pendulum Demo)는 내부적으로 재생률을 조정해 출력되는 3D 그래픽 프레임 속도를 60프레임이나 50프레임, 40프레임으로 바꾸거나 상황에 따라 부하를 달리 해서 실제 게임을 재생하는 듯한 효과를 체험할 수 있다. 여기에 Vsync 활성이나 해제, 지싱크 3가지 옵션을 둬서 패턴을 전환해가면서 옵션에 따른 움직임 파악도 가능하다. 게임 재생을 가정해 프레임 속도를 40∼60프레임 가변 상태로 설정했다. 결과는 아래 동영상을 보면 알 수 있다.

Vsync를 활성화하면 모니터 재생률 60Hz(정확하게는 59.94Hz)에 맞춰 GPU는 영상을 모니터로 전송한다. “1초에 60프레임을 표시한다”는 의미에서 60Hz와 60프레임은 같은 말로 이해할 수 있는데 이번처럼 GPU가 60프레임으로 영상을 렌더링할 수 없는(40∼59프레임으로 렌더링하는) 경우에는 모니터가 필요로 하는 타이밍에 영상 출력이 불가능하다. 같은 그림이 계속 출력되는 ‘프레임 n→프레임 n+1→프레임 n+2’로 표시되어야 정상인데 ‘프레임 n→프레임 n→프레임 n+1’로 표시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얘기다.

지싱크와 Vsync 활성화 모드를 비교한 데모 영상은 그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좌우로 시계추가 이동할 때 매끄러운 움직임을 보이는 지싱크와 달리 Vsync 활성화 모드는 왜곡 현상이 심심찮게 발생한다. 녹색 바가 좌우로 왔다 갔다 하는 데모에서도 지싱크 쪽 움직임이 원활하다.

엔비디아 지싱크 활성화 후 게임 플레이 장면. 줄곧 60프레임으로 표시되며 왜곡 현상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실제 게임에선 어떨까. 60프레임 이상 높은 프레임 속도에서 동작을 확인하기 위해 그래픽카드 지포스 타이탄 블랙 환경에서 비교적 부하가 낮은 와치독스를 플레이했다. 다만 해상도는 게임 지원 해상도 2560×1440에 맞췄다. 플레이어 캐릭터를 이리저리 이동하면서 총을 쏘는 씬에서 Vsync 활성화 모드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캐릭터 이동에 따른 주위 캐릭터의 매끄러운 움직임에서도 차이가 도드라진다.

그동안 초당 60프레임 지원을 하려면 해상도 같은 그래픽 옵션을 낮추거나 고성능 그래픽카드 혹은 SLI 구성이 필요했다. 하지만 지싱크 지원 모니터는 30∼60프레임 가변 프레임 속도로 렌더링 가능한 PC 시스템만 있으면 충분히 원활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한 단계 낮은 지포스 그래픽카드 사용자도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비용 측면에서도 이익이다. 단순히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쾌적한 게임 환경을 제공하는 기술인 셈이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상우 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