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원자력 엑스포 개막, "원전 재도약 신뢰에 달렸다"

침체된 원자력 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2014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가 17일 개막했다. 원자력과 방사선 산업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New Leap, Sure Energy-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환점’으로 3일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세계 원자력 엑스포는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두산중공업 등 국내 원자력과 방사선 관련 주요 정부·기관·기업 등 30여개 단체가 조직 위원으로 참여했다. 올해는 조석 한수원 사장이 조직위원장을 맡았다.

전시회는 원전의 신뢰성 회복에 주안점을 맞췄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자력환경공단, 한국전력기술,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 유관 기관과 대기업인 두산중공업, 중소기업 모두 후쿠시마 사고 이후 성장한 원전 안전기술을 알리는 쪽으로 전시장을 꾸몄다. 원전 미자립 기술의 국산화 성과도 선보였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수출 원전 모델인 ‘APR1400급’ 원자로 냉각재 펌프가 대표적이다.

원자력 관련 중소기업 참여도 크게 늘었다. 정부의 방사선 분야 육성 정책에 발맞춰 올해 처음으로 한국방사선진흥협회(KARA)가 회원사를 이끌고 공동관을 구성했다. 방사선진흥협회는 매년 개최하던 ‘방사성동위원소 이용 진흥 연차대회’를 ‘KARA 2014 방사선진흥대회’로 바꾸고 이번 엑스포에서 새롭게 선보였다. 한국원자력기자재진흥협회도 공동관을 마련해 전시회에 참여했다.

첫날 국제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은 원자력 산업이 지속되려면 우선 정부 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신뢰성 회복의 출발점을 정부로 본 것이다.

김 전 장관은 “체르노빌 사고 10주년 연구 논문을 보면 원자력과 같이 이미 알려진 위험은 정부 정책의 신뢰성에 의해 좌우된다”며 “사용후 핵연료나 중저준위 방폐물 처분에 관한 불확실성이 원전 신뢰 문제를 결정할 것”으로 분석했다.

마크 W 펙터 웨스팅하우스재팬 CEO도 특별 강연에서 원자력 산업의 신뢰성 회복은 기술 개발로 풀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도 설계 예상치를 뛰어넘는 자연재해로 냉각설비가 제어되지 않아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펙터 CEO는 설명했다.

18일에는 국내 원전 폐로와 해체 산업 육성 방안 콘퍼런스가 열린다. 펙터 웨스팅하우스재팬 CEO가 ‘해외원전 해체 사례와 학습’에 대해 발표하고 제럴드 오조니언 프랑스 방사성폐기물관리청 국장이 방사성 폐기물 관리와 프랑스 내 원전 해체 사례를 설명한다. 행사 마지막 날인 19일에는 원전 안전의 핵심인 사용후핵연료에 대해 논의한다.

조석 엑스포 조직위원장은 “원자력과 방사선 산업 미래는 무한히 열려 있다”며 “세계 엑스포에서 최신 지식과 정보를 교류하고 원자력과 방사선 산업의 발전을 위한 원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