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뉴 노멀시대, 위기의 한국 경제 `3C`가 해법이다

출범 2년차를 맞는 박근혜정부가 경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41조원 상당의 재정 확대, 확장적 관점에서 마련된 세법 개정안에 이어 내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5.7% 늘어난 ‘슈퍼 예산’으로 편성했다. 재정건전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단 얼어붙은 경기를 살려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확장적 경제정책을 두고 성장동력 상실, 대안 부재, 저성장 기조의 세계 경제 등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인지를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차기 정권에 시한폭탄을 떠넘겨 더 큰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혹평을 내놓기도 했다.

전자신문이 창간 32주년을 맞아 실시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국내 최고의 석학들도 우리 산업의 위기를 우려했다. 현재와 같은 구도라면 5년 후 한국 경제는 단 1%도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웠다. 정부는 세월호 사태 등으로 인한 내수 침체를 최근 경제상황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석학들은 보다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스마트 혁명의 가장 큰 수혜주였던 우리나라는 이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야 한다. ‘뉴 노멀’의 저자 피터 힌센은 디지털 혁명의 끝자락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해야 함을 강조했다.

중국의 거센 추격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제 하드웨어만으로는 더 이상 우리의 미래를 보장받지 못한다. 14년간 글로벌 휴대폰 시장 1위를 지킨 노키아나 워크맨 신화 소니 몰락의 원인은 지속적인 혁신의 부재에서 왔다.

이제 우리는 하드웨어 중심의 산업화, 정보화시대에 종말을 고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변화된 글로벌 경제 질서가 ‘뉴 노멀(New-normal)’이라면 이제는 이를 넘어 과거를 반성하고 새로운 질서를 모색해야 한다.

이에 전자신문은 ‘넥스트 뉴 노멀(Next new-normal)’이라는 화두를 제시한다. 왜 넥스트 뉴 노멀인가.

스마트 혁명으로 인해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국가는 단연 한국이었다. ICT 강국으로 도약한 이래 가장 빠르고 다양한 형태로 사회 각계각층에 기술과 서비스를 결합해 융합시대의 선두주자가 됐다. 하지만 이제 그 한계에 다다랐으며 새로운 질서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른바 ‘퍼스트 무버’의 필요성이 화두로 떠오른 지금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이고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박희재 서울대 교수(산업통상자원부 R&D전략기획단장)는 “중국의 위협 등 현재 우리 산업의 위기는 이미 예측됐던 사안이지만 예상보다 더 빨리 다가왔기 때문에 어려움이 큰 것”이라며 “패러다임 변화 없이는 이런 변화를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넥스트 뉴 노멀 시대는 융합(Convergence)과 새로운 가치의 창조(Creation) 그리고 도전(Challenge)하는 자만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소수 대기업의 독주가 아닌 생태계 전체가 함께 성장하고 이종 간 결합과 경쟁자 간 협력이 이뤄지는 새로운 융합이 필요하다. 또 공유경제나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중국과의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기회로 삼아 더 적극적으로 그 시장을 파고들어야 한다.

박 교수는 “대만의 부상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도 더 이상 몇 개 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대·중소기업이 상생하는 협업과 융합을 통해 중국 등 새로운 시장에서 직접 도전하며 기회를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