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소기업 연구개발(R&D) 평가시스템을 18년 만에 온라인 평가 체제로 전면 개편한다. 평가 과정이 투명해지고 평가 기간도 대폭 단축(2개월→1주일)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소기업청은 2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중소기업 R&D 평가 공정성 및 전문성 확보 전략’을 발표했다.
전략의 핵심은 투명하고 신속한 클린평가시스템 ‘오아시스’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오아시스는 국민이 평가 과정을 지켜볼 수 있도록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정부 최초의 개방형 평가 시스템이다.
중기청은 1997년부터 18년간 운영해 온 오프라인 평가(폐쇄형)시스템을 전면 폐지하고, 온라인 평가(개방형)체제로 전환해 선정 평가의 전문성·공정성·투명성·편리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중기청의 중소기업 기술개발과제는 수요가 집중된 매년 상반기 3개월간 1만5000여개의 과제를 일시에 평가하는데, 서울과 대전으로 평가 장소가 한정돼 우수 평가위원 참여에 제약이 있었다. 특히 단시간 평가(40분)로 과제를 면밀하게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대면 평가로 진행돼 평가 소요 기간이 3개월이나 걸렸고, 전문기관 중심으로 평가가 진행돼 평가 투명성에도 문제가 제기돼 왔다.
새로운 평가 시스템은 과제별 요약서를 전자게시판에 공시한 후 평가위원이 평가할 과제를 직접 선택하도록 해 과제별로 개설된 온라인 평가방에서 평가위원과 피평가자가 질의응답을 통해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청 과제와 평가위원 매칭 정보는 시스템에서 자동 암호화하고, 평가위원 매칭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 관계자 참여는 원천 차단한다. 과제 신청 기업은 인근 평가장에서, 평가 위원은 집이나 연구소 등에서 평가가 가능해져 장거리 이동에 따른 불편함이 줄어든다. 평가 시간을 유연하게 현행 40분에서 3일로 늘려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평가 종료 후에는 점수를 시스템에서 즉시 자동 통보해 평가 절차의 객관성을 높이기로 했다.
중기청은 평가위원의 재택 평가에 따른 기술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특허청과 협업해 사업 계획 시점을 입증하는 ‘영업비밀 원본 증명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평가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질 좋은 평가를 하는 평가위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평가 과정은 국민 모두가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했다.
중기청은 시스템이 도입되면 평가기간이 기존 2개월에서 1주일로 대폭 단축돼 기술변화에 즉시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정화 중기청장은 “R&D 평가 전면 개편에 따른 업계의 혼란을 감안해 내년부터 일부 사업에 시범 도입 후 성과를 검토해 확대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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