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을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오전 유엔 기후정상회의에 참석, “기후변화 대응을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회로 인식하고 에너지 신산업에 적극 투자한다면 세계는 미래를 이끌어갈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유엔 데뷔 무대의 성격을 띤 이날 회의에서 영어로 진행한 기조연설에서 한국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노력과 비전을 소개하고 선진국의 기술과 경험을 개도국에 지원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기후정상회의는 취임이래 기후변화 대응을 핵심과제로 삼고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15년 신(新)기후협정의 타결을 촉진하기 위한 정치적 의지를 결집하기 위해 개최됐다. 박 대통령 기조연설은 세계 116개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3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된 행사 중 반 총장이 주재한 1세션에서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한강의 기적’으로 불린 압축성장 과정에서도 산림녹화사업을 강력히 추진하는 등 개발과 환경의 조화로운 발전을 추구한 한국 정부의 노력과 창조경제의 핵심분야로 에너지 신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점을 소개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2100년까지 2℃ 상승 억제라는 인류 공동의 목표를 이루려면 모든 나라가자국의 역량과 여건에 부응하는 기여를 해야한다”며 “우리나라도 2020년 이후 새로운 기후체제 하 기여방안을 내년 중 제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후변화협약체제 하에서 중추적 재원기구로 출범한 녹색기후기금(GCF)에 대한 조속한 재원 충원은 2015년 새로운 기후체제가 출범할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인 만큼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며 “우리나라는 이미 GCF에 약 50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해 출연하고 있고 이를 포함해 앞으로 최대 1억달러까지 GCF 기여를 계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약속했다.
GCF 사무국 유치국인 한국은 개도국 역량배양을 위해 이미 4000만달러의 신탁기금 지원을 약속한 바 있으며 사무국 운영경비 등으로 900만달러 지원을 약속하는 등 4900만달러 지원을 약속하거나 출연했다.
이와 함께 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을 부담이 아닌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 △기술과 시장이 기후변화 대응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점 △기후변화 대응은 선진국 뿐아니라 개도국들도 함께 참여해야만 한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또 박 대통령은 “정부의 노력만으로 에너지 기술혁신을 이뤄내는 것은 쉽지않다”며 “혁신적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시장에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민간부문이 기술개발과 온실가스 감축을 주도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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