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어 미국도 `4K UHD` 인증 로고… 한국만 없는 UHD TV 인증 세계적 대세로

4K 초고화질(UHD, 3840×2160) TV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해외 시장에서 잇따라 4K TV 인증 로고가 발표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유럽과 미국에서 로고가 등장했으며, 일본도 가전사와 방송사가 통일된 명칭을 쓰고 있다. 하지만 UHD TV 점유율 세계 1위인 우리나라만 통일된 규격이 없어 소비자 선택권을 위해서라도 이를 바로 잡아야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소비자가전협회(CEA)는 현지시간 지난 16일 CEA 규격을 충족한 TV, 디스플레이, 프로젝터 등 4K 초고화질(UHD) 관련 제품에 인증 로고를 부여한다고 발표했다. <제공=CEA>
미국 소비자가전협회(CEA)는 현지시간 지난 16일 CEA 규격을 충족한 TV, 디스플레이, 프로젝터 등 4K 초고화질(UHD) 관련 제품에 인증 로고를 부여한다고 발표했다. <제공=CEA>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소비자가전협회(CEA)는 4K TV와 모니터, 프로젝터 등 관련 영상 기기에 사용되는 4K UHD 로고(사진)를 발표했다. 유럽의 디지털 산업 협의체 디지털 유럽이 이달 초 발표한 로고에 이은 2번째로 세계 양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4K TV 기준이 제시된 셈이다. CEA는 지난 6월 발표한 4K 규격을 충족하는 제품에 TV 제조사가 자율적으로 로고를 사용토록 했다.

CEA의 UHD TV 규격은 16대 9 화면비 4K 해상도 콘텐츠를 24~60프레임(fps)으로 재생하며, HDCP 2.2 콘텐츠 보호 규격이 적용된 HDMI를 탑재토록 했다. 차세대 비디오 코덱 HEVC를 지원해 향후 있을 4K UHD 방송에도 대비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시장에 판매하는 제품은 모두 이를 충족하고 있어 CEA의 4K 로고를 활용한 마케팅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달에만 양대 UHD TV 시장에서 규격 로고가 나온 배경에는 ‘4K TV 소비자 권익 보호’가 꼽힌다. 게리 샤피로 CEA 회장은 “4K 로고는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된다”며 “로고와 규격은 소비자들의 제품 구입에 도움이 될 것”이라 말해 로고가 미국 시장에서 4K TV 구입의 이정표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일본도 ‘수퍼 하이비전’ 명칭을 가전사와 방송사가 함께 쓰고 있다. NHK 주도로 만든 규격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2012년 ‘울트라(Ultra) HD’, ‘UHD’ 명칭으로 제시한 규격에 반영해 ‘수퍼 하이비전=UHD’의 입지를 굳혔다. 해외 시장에서는 ‘4K’로 명칭을 통일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UHD TV에 대한 규격 기준이 없다. 한 TV 제조사 관계자는 “세계 여러 브랜드가 경쟁하는 해외 시장과 달리 국내는 세계 1·2위 제조사가 시장을 주도하고 기타 업체들의 영향력은 미미한 상태”라며, “양 사의 제품이 곧 표준과 마찬가지인 특수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실제 UHD TV에 대해서는 제조사마다 다른 명칭을 쓰고 있다. 2012년 첫 제품을 출시한 LG전자는 ‘울트라HD’를, 삼성전자는 이듬해부터 ‘UHD’를 쓰고 있지만 올해 본격적으로 실험방송에 나선 지상파 방송사들은 ‘4K’와 ‘UHD’를 섞어 쓰고 있다.

향후 중소업체 제품과 수입품의 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패널만 UHD’인 TV를 마치 완벽한 UHD TV로 착각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공신력 있는 기관의 통일안 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