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 “제주를 글로벌 카본프리 아일랜드 만들겠다”

“제주를 탄소배출이 없는 섬으로 만드는 건 1차 목표일 뿐 이 과정에서 쌓은 기술과 노하우로 제주를 에너지 신산업 수출모델로 만들겠습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전자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탄소 없는 섬 ‘2030 카본프리 아일랜드’ 비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제주를 우리나라 에너지 수출 모델로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카본프리 아일랜드 비전 실현에 제주의 환경적인 강점을 앞세운 현실적인 전략을 제시했다. 사면이 바다인데다 평균 풍속 7m 이상의 해상 환경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이 전기로 도내 모든 가정과 37만대의 차량을 전기차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에너지저장장치(ESS)와 IT를 활용해 독립 전력망 안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원 지사는 “제주는 평균 초속 7m 이상의 경제성이 뛰어난 바람이 불고 태양광·조력·지열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확보한데다 전기차 보급률 역시 국내 최고 수준”이라며 “풍력과 전기차 인프라, 두 축을 중심으로 IT와 ESS를 활용한 세계 대표적인 마이크로 그리드 모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내년 1500대의 전기차 보급을 추진한다. 내년이면 제주에서만 약 2500대의 전기차가 운영되는 셈이다. 여기에 2019년까지 1GW급, 2030년까지 2GW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해 도내 전력공급의 100%를 대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중앙정부의 지원책에 기대지 않고 자생적인 시장 만들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신재생에너지·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 등 민간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더욱 부추기고자 한국정책금융공사와 금융지원 협약을 체결해 탄력적인 금융펀드를 조성하고, 글로벌 전기차 업체를 제주에 유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원 도시자는 “정부 지원책은 한계가 있는 만큼 자생력 있는 시장을 만들고자 금융펀드를 조성하는 한편 전기차 등 관련 기업을 제주에 유치할 것”이라며 “국내 업체면 좋겠지만 국내 업체가 아니더라도 관련 기업을 유치할 예정으로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효과는 물론이고 기업들이 제주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는 상생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