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포트, 전기압력밥솥, 전기레인지, 광파오븐, 전기믹서기, 전자레인지, 정수기, 전기 물걸레 청소기… 가정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가전 제품이 속속 ‘전기’를 사용하는 제품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기포트가 주전자를 대체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최근에는 가스레인지 시장에 ‘전기레인지’가 가세하면서 주방에 ‘불’이 사라지고 전기로 작동하는 각종 조리 기계가 집안을 채우고 있다.
특히 전기레인지의 경우 밥솥시장 양강인 쿠쿠전자와 리홈쿠첸이 대대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밥솥 기술인 IH(인덕션) 방식을 앞세워 열효율은 높이면서 전기요금을 낮춘 제품을 출시했다. 전기 요금이 점점 오르는 추세이고, 누진세 적용이 우려된다는 소비자 지적이 많자 업계는 이에 적극 해명한다. 리홈쿠첸 관계자는 “여름철 가스불 앞에서 덥기 때문에 에어컨을 많이 틀어놓는데, 전기레인지를 사용하면 가스불만큼 덥지 않아 오히려 에어컨을 덜 사용하게 된다”며 “전기를 아낄 수 있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전기 조리 기계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에어프라이어, 식품건조기, 죽제조기 등등 요리를 편하게 만드는 제품이 판매되면서 주부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편리함과 더불어 주방 디자인에 관심이 늘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면에 ‘전기’ 요금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산업적 측면에서 소형 가전 시장이 커지고 새로운 가전 카테고리가 생기고 있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전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또 다르다. 전기 요금이 누진세가 적용되고, 점점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편리함과 디자인은 잡았지만, 이용자는 자칫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자신의 집 상황에 맞는 제품이 무엇인지 따져보고 구매하는 소비자의 현명함이 필요하다.
향후에는 업계가 전기보다는 ‘무선 배터리’를 이용한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무선 제품이 이미 대세가 된 청소기처럼 주방 가전도 무선 배터리를 장착한 제품이 나오지 않을까 미래의 주방을 상상해 본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