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발명가가 국내 대표적인 스크린골프 업체 골프존과의 특허분쟁 1차전에서 승리했다.
특허심판원은 25일 골프존이 개인 발명가인 전요한씨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 무효 심판에서 전씨의 골프공 공급장치가 기존 골프공 공급장치에 비해 오작동이 크게 개선됐음을 인정해 특허 유효성을 확인하고, 골프존의 특허 무효심판 청구 취지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골프존은 지난해 6월 전씨가 골프존 제품이 자신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며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하자 이에 맞서 특허심판원에 본 무효 심판을 청구했다.
이번 심판은 전씨가 개발해 2006년 11월 특허로 등록한 골프공 공급장치가 쟁점이 됐다.
종래에는 골프공 공급장치가 골프티 아래나 골프채 스윙 경로에 설치된 센서에서 타격 여부를 감지해 골프공을 공급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실수로 공이 골프티에서 굴러떨어지거나 단순 연습 스윙만 해도 타격한 것으로 인식돼 오동작을 일으키고, 골프채 충격으로 센서가 파손될 가능성도 높았다.
전씨가 개발한 골프공 공급장치는 이러한 점을 보완해 타격돼 날아가는 공을 센서가 감지해 공을 공급하도록 함으로써 종래 기술에서의 오동작과 센서 파손 문제를 해결했다. 또 하나의 센서로 타격된 골프공 속도와 비거리 측정을 골프공 공급 동작과 연동시켜 볼 공급의 정확성과 사용의 편리성을 크게 개선했다.
전 씨는 이러한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지난해 6월 골프존을 상대로 골프존의 제품이 자신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고, 골프존은 이에 맞서 같은 해 9월 특허심판원에 무효 심판을 청구했다.
특허심판원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골프 인구는 350만여명이고, 스크린골프 시장 규모는 1조7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골프존은 현재 전국에 약 4000개의 매장을 운영하면서 스크린골프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허심판원의 이번 심결로 전씨는 현재 법원에서 진행 중인 특허침해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현재 전씨가 개발한 기술이 골프존 스크린 골프장에 얼마나 설치됐는지 여부는 파악되지 않으나, 전씨가 최종 승소 시 골프존이 상당한 손해배상금을 물어줘야 할 것으로 특허법원은 예상했다.
그러나 이번 특허심판원 심결에 불복한 골프존이 지난달 8일 특허법원에 무효심결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나서 골프공 공급장치를 둘러싼 특허 분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장완호 특허심판원 심판장은 “특허는 개인이 기업을 상대로 한 협상에서도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라며 “불편함을 개선하려는 아이디어 발굴 습관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신속히 권리화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