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혁신의 메카를 가다]<9>세종대학교 스마트빌딩 IT융합연구센터

세종대학교 스마트빌딩 IT융합연구센터(이하 ‘세종대ITRC센터’)는 건설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최첨단 빌딩 개발을 연구한다. ICT를 이용해 똑똑하고 안전한 빌딩에서 나아가 건강한 빌딩환경 유지를 위한 최적의 방안을 찾는 게 목표다.

김형석 세종대ITRC센터장(정보통신공학 교수)
김형석 세종대ITRC센터장(정보통신공학 교수)

2011년 서울 강변역 테크노마트는 건물 이상 진동소동을 겪었다. 당시 조사 결과 건물 내 4D 영화관과 피트니스센터의 러닝머신 등지에서 발생한 진동이 건물 진동과 일치해 일종의 ‘공진현상‘이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시다시피 고층빌딩은 바람이 불면 흔들립니다. 바람과 같이 흔들리면 오히려 안전합니다. 만약에 건물 곳곳에 센서와 네트워크가 설치돼 진동을 감지하면, 실시간으로 이상 진동 위치와 원인을 분석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상 시 행동 시뮬레이션도 빠르게 나올 수 있습니다.”

김형석 세종대ITRC센터장(정보통신공학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고층빌딩이 많아지면서 효율적으로 건물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하는 기술의 필요성이 높아졌다”며 “센서를 미리 설치해두면 건물의 흔들린 파형을 분석해 빠르게 건물의 진동지점과 원인까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대ITRC센터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을 받아 건물 환경을 개선하는 기술의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쾌적한 건물 환경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스마트 벤틸레이션 제어 시스템’ 기술과 ‘스마트 에너지 관리 시스템’ 기술 개발이다. 주차장에 들어온 자동차의 움직임, 배기량을 측정해 환기시스템이 스스로 실내공기수준에 맞게 작동하도록 했다. 에너지 절약형 환기시스템으로 크기도 기존 대형 제품보다 대폭 줄였다.

센터에서 개발된 환기시스템은 세종대 캠퍼스 내 고층빌딩과 대학기숙사에도 설치됐다. 또 디지털미디어시티(DMC) 가재울 4구역, 보문 3구역, 전주효자복합시설, 삼성SDS 등 다양한 건물 설계에도 반영했다.

김 센터장은 “단순히 기능을 시뮬레이션하는 것만이 아니라 실제로 설치 운영하면서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에 교내에 시스템을 설치했다”며 “대학 같은 대단위 빌딩에 앞서 쓰이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에도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스마트빌딩 시스템 연구 전망이 밝은 것은 시장성 때문이다. 건설 분야에 ICT를 접목하고 환경까지 고려한 기술에 대한 수요는 해외가 훨씬 크다. 프로젝트에 참여 이전에는 수억 원을 벌어들이던 중소기업이 수십 배 이상의 매출을 내다보게 됐다. 중국시장 진출도 앞뒀다.

김 센터장은 “삼성물산에서도 건설IT부서를 따로 만들었다”며 “국내 건설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해외시장은 다르다. 미래 먹거리로 키울만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김형석 세종대ITRC센터장

-건설 분야와 ICT는 서로 많이 달라서 융합이 어려울 것 같다.

▲무조건 ‘드림팀’보다 융합과 개발에 초점을 맞춰야한다. 서로 다른 분야가 융합할 때 나오는 기술은 이른바 ‘심도’가 높지 않다. 오히려 기초적 기술인 경우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논문이 나오기도 어렵다. 하지만 시너지는 매우 크다. 개인적으로 중소기업 위주로 프로젝트 초기부터 참여를 시켜 함께 성장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학생 중 창업사례가 있다고 들었다.

▲학생이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했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원벅이라는 스마트폰게임 개발사를 창업했다. 게임 개발 외에도 스마트폰 모니터링 시스템도 개발한다. 취업도 좋지만 창업하기에도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 사물인터넷과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 초기인 만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연결하는 부분에서 많은 기회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빌딩 관리 분야는 어떤가.

▲현대인은 대부분의 생활을 실내에서 한다. 개인적으로 조명, 환기, 에너지, 빌딩 같은 대형 공간부터 실내에서도 연구개발할 거리가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건설 분야에 IT를 조금만 접목해도 고부가가치 산업이 만들어질 수 있다. 특히 해외시장 전망이 밝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