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포럼]사회공헌 비용과 투자가치 증대](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4/09/25/article_25173413861939.jpg)
최근 기업은 원화 강세에 따른 실적 악화에도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 투자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저성장 시대, 경기가 어려운 만큼 빈부 격차도 커지고 있으나 정부 복지예산에도 한계가 있어 기업의 사회공헌 압력이 증대되는 것이다. 기업은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투자효과가 불분명한 사회공헌 지출을 무조건 늘릴 수 없다.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기도 어렵다. 이를 위한 해법은 사회공헌 비용을 늘리기 보다 투자가치 증대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2007년 금융 위기 이후 글로벌 다국적기업과 재단이 사회공헌에 지출하는 금액은 증가하고 있으나 그 효과를 분석하거나 투자가치를 따지는 작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영진은 사회공헌이 이윤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하지 못한다. 사회공헌 지출은 투자도 비용도 아닌 오히려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손실을 초래하는 경영활동으로 치부한다.
현재 글로벌 기업의 20%만이 사회공헌 성과와 영향을 보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KPMG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100개 기업(11개국, 10개 산업)의 사회공헌 투자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 기업이 개도국에 투자한 금액은 2009~2011년 사이 35% 증가했다. 지난해 122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는 세전 수익의 2.5%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 가운데 금전적 투자를 하는 기업의 비중은 93%에 달한다. 자원 봉사(74%)로 사회공헌에 나서는 기업 비중을 크게 웃돈다. 이는 사회공헌 투자 효과 분석 필요성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조사 대상 기업의 93%가 투자 투입(Input)에 대한 관리를 하지만 투자 결과(Output)를 보고하는 기업은 88% 수준이다. 효과(Impact)까지 분석하는 기업은 이 가운데 20%에 불과하다. 전체 32% 기업만이 전략적인 사회공헌 활동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전경련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255개 기업은 2012년 사회공헌비용으로 총 3조2494억원을 투자했다. 한 기업당 약 144억원을 지출했다. 한국 기업 사회공헌 지출 총액은 증가하고 세전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8%로 해외 기업(2.5%) 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금전 투자기업 비율도 96%에 이른다. 하지만 효과분석은 미흡하다. 기업의 63%가 정량·정성 평가를 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효과분석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외 기업 사회공헌 지출비용이 우리 보다 적지만 공유가치창출 사례, 사회공헌 대표 사례로 더 큰 주목을 받는다. 이는 투자 대비 창출하는 가치와 연관이 있다. 코카콜라는 2012년 사회공헌 비용으로 세전 이익의 0.5%, 32억 달러를 투자했다. 하지만 투자 가치는 이를 넘어선 39억 달러에 달한다. 매년 투자 목표를 설정하고 성과를 측정한 결과다. 사회공헌 투자 분석이 없었으면 파악할 수 없는 결과다.
앞으로 사회공헌 압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우리 기업이 많이 진출한 인도는 지난 4월 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활동을 의무화했다. 매출 10억 달러 이상 모든 기업은 3년 평균 순이익의 2%를 CSR활동에 의무 지출해야 한다.
물론 사회공헌 투자가치를 완벽하게 측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최적의 수학모형을 찾는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글로벌 선진 기업이 이미 사용하는 공개된 방법론(사회투자수익)을 활용해 사회공헌 편익에 대한 추정을 버리고 재무분석 모형을 결합하는 등의 현실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면 지금처럼 비효율적인 투자는 피할 수 있다.
김성우 KPMG 기후변화&지속가능성부문 아·태 대표 sungwookim@kr.kpm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