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어딘가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는 장소가 있을까. 모든 생명체 서식을 허락하지 않는 열악한 환경이 지구에 있다면 유력 후보지는 어디일까.

먼저 칠레에 위치한 아타카마 사막(Atacama Desert)은 50년 동안 비가 오지 않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이 가혹한 조건이라면 생명체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미생물(endolith)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이 미생물은 균역 바닥이나 바위 작은 구멍 안에 있는 미량의 수분에 의지해서 살고 있다.

다음은 남극. 이곳은 인류의 마지막 미개발 대륙이다. 이곳에 있는 돈 후앙 호수(Don Juan Pond)는 지구상에서 가장 염도가 높은 호수로 알려져 있다. 염분 농도는 40%로 경이적인 수치다. 염분 농도가 워낙 높은 탓에 영하 50℃에서도 얼지 않는 등 호수에서 활발한 생명 활동을 하는 생물은 발견되지 않는다. 하지만 미생물이 활동한 흔적은 발견된다고 한다. 지금까지 지구가 여러 번 빙하로 덮였다는 걸 생각하면 인간이 살 수 없는 얼음 덮인 호수라도 미생물에게도 그렇다고 말하긴 어려울 수 있다.

블랙 스모커(Black smokers)라고 불리는 검은 물기둥은 열수공(Hydrothermal Vent) 균열에서 지열로 뜨거워진 300℃ 이상 고온 열수가 분출되는 장소에서 생긴다. 블랙 스모커는 독성 황화물을 다량 포함하고 있어 생물 대다수에겐 가혹한 환경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곳에도 새우나 조개 같은 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먹잇감인 미생물 등 다양한 생태계가 존재한다.

또 체르노빌 원전 사고 현장 내 출입 금지 구역도 높은 방사능 환경이지만 야생 동물이 살고 있으며 우주 방사선을 받는 환경에서도 살아 있을 수 있는 미생물이 발견되고 있는 만큼 인류에 위험한 방사능 오염 장소에도 생명체가 있다는 건 이상할 게 없다. 어쩌면 지구상에서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 장소로 유일하게 남은 건 초고온, 고압, 무균 상태로 유지되는 극한 환경을 그대로 만든 실험실이 유일할지 모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상우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