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환경 히트기업을 찾아서]시그넷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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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전기자동차와 함께 충전인프라 시장이 크게 성장하는 가운데 독보적인 충전 기술력으로 가격 경쟁력과 제품 완성도에서 업계 부러움을 한눈에 사는 기업이 있다. 16년째 산업용 충전기에 올인한 시그넷시스템(대표 황호철)이다.

전기자동차 충전기 전문기업인 시그넷시스템 연구원들이 자동차 업체마다 규격이 다른 다양한 형태와 기능의 충전기들을 점검하고 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전기자동차 충전기 전문기업인 시그넷시스템 연구원들이 자동차 업체마다 규격이 다른 다양한 형태와 기능의 충전기들을 점검하고 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시그넷은 국내 유일의 전기자동차용 충전기 수출업체다. 지금까지 수출한 급속 충전기만 약 200기로 정부와 자동차 업계가 국내에 보급한 충전기 수보다 많다. 글로벌 급속충전기 시장에서 일본 ‘차데모(CHAdeMO)’기준 점유율만 따져도 약 5%를 차지한다. 내년 10% 점유도 가능할 전망이다. 최근 유럽과 미국의 완성차 업체와 대규모의 충전기 공급계약을 잇따라 체결했기 때문이다.

1998년에 설립한 시그넷은 골프카트·전기 지게차 등에 들어가는 산업용 충전기를 개발해 세계 10여개국에 120만대 이상 수출해 왔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주목을 받으며 생겨난 기업과 달리 다양한 설치 환경의 전력제어 기술과 노하우를 지녔다.

창업자인 황호철 사장은 국내 중공업 분야 대기업의 산업용 로봇 개발자 출신으로 전력공급장치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1998년 창업한 후 4년 만에 산업용 충전기를 개발했다. 충전 기술 핵심은 고주파의 스위칭 알고리즘을 적용해 병렬 연결이 가능한 모듈이다. 출력 안정화는 물론이고 적용 분야에 따른 자유로운 제품 확장도 가능하다. 모듈 특성상 자동화 생산까지 가능한데다 양산에 따른 가격 경쟁력도 다른 제품에 비해 20~30% 싸면서 제품 크기는 30%가량 작다.

이 같이 기술력으로 시그넷은 국내 최초로 일본 차데모 인증을 획득한 데 이어 지난해 세계 최초로 멀티방식 충전기를 개발했다. 충전기는 일본 차데모(CHAdeMO) 인증과 미국 국제자동차공학회(SAE)의 ‘콤바인드 충전시스템(CCS)’을 동시에 만족하는 제품이다. 현재까지 이 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ABB 등 일부에 불과하다. 이에 올해 국내 처음으로 9900㎡(3000평) 부지 규모의 전기차 충전기 자동화라인을 구축했다. 매월 300기의 급속 충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자동화생산 라인이다.

시그넷의 제품 경쟁력은 전기차 해외 시장 확대와 함께 크게 주목받고 있다. 올초 일본 마루베니상사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급속충전기 독점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며 최근에는 기아차 유럽 법인·일본 유력완성차 업체와 각각 급속 충전기(100㎾h급)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확보한 급속 충전기 수출 물량만 400기에 달한다. 일반 시장 가격만 따져도 약 80억원 규모로, 완속 충전기까지 합하면 이 회사가 국내외 판매한 충전기는 1000기에 달한다. 국내 중소대기업을 통틀어 가장 많은 성과에 안정적인 공급처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황호철 사장의 경영철학에서 주효했다. 황 사장은 ‘잘할 수 있는 일에만 올인한다‘라는 단순하지만 명확한 비전으로 전력 제어가 핵심인 산업용 충전기 분야에만 집중했다. 늘어나는 실적에도 충전 인프라 분야의 유사 업종인 유지보수나 구축·운영·서비스 등 관련 산업은 관심도 갖지 말자는 기준까지 마련할 정도다.

황 사장은 “중소기업이지만 전기차 충전기만큼은 세계 1위의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로 앞으로도 산업용 충전 분야에만 집중할 것”이라며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전력회사, 주유업계 등과 공급 논의가 진행돼 내년에만 급속충전기 2000기 이상 수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표】시그넷시스템 주요 사업 연혁

[에너지·환경 히트기업을 찾아서]시그넷시스템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