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앤올룹슨 첫 4K UHD TV 출시, 1860만원으로 국내 프리미엄 시장 공략

덴마크 프리미엄 영상·음향(AV) 가전 전문업체 ‘뱅앤올룹슨’이 한국 시장에 첫 4K UHD(3840×2160) TV를 선보였다.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유럽계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국산 UHD TV의 아성에 도전했다. 최신 기능을 앞세운 국산과 달리 현재 시장 상황에 맞는 기능 구현에 중점을 뒀다. ‘외산의 무덤’으로 불렸던 국내 UHD TV 시장에서의 도전이 주목된다.

뱅앤올룹슨은 26일 서울 성북구 덴마크대사관저에서 UHD TV ‘베오비전 아방트’와 무선 스피커 ‘베오랩 20’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유럽, 중국에 이어 출시된 이번 제품은 55인치 모델로 가격은 1860만원이며, 오는 12월에는 85인치 제품도 판매를 시작한다.

덴마크 프리미엄 AV 가전업체 뱅앤올룹슨은 26일 국내 시장에 첫 4K UHD TV `베오비전 아방트`(중앙)와 무선 오디오 `베오랩 20`(양쪽)을 출시했다. <사진=뱅앤올룹슨>
덴마크 프리미엄 AV 가전업체 뱅앤올룹슨은 26일 국내 시장에 첫 4K UHD TV `베오비전 아방트`(중앙)와 무선 오디오 `베오랩 20`(양쪽)을 출시했다. <사진=뱅앤올룹슨>

특히 160여개 부품이 조립된 전면 지향 스피커는 평소 TV 안에 숨어 있다가 전원이 켜짐과 동시에 아래로 등장하는 독특한 디자인을 구현했다. 스테레오 스피커 외에도 영상 속 인물의 음성만 따로 잡아 들려주는 중앙 스피커를 배치해 배경음에 압도되지 않고 대화 내용을 또렷이 알 수 있게 했다. 최대 8개의 무선 스피커를 연결할 수 있어 실내에 전용 입체음향 시설을 꾸밀 수도 있다.

벽걸이는 물론 다양한 스탠드 형태로 TV를 설치할 수 있어 사용 편의성을 더했고, 시청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스탠드는 최대 90도, 벽걸이는 최대 60도까지 화면 각도를 회전시킬 수 있다. 4K/60프레임(fps)을 지원하는 6개의 HDMI와 2개의 USB 포트를 제공하며, 돌비 디지털, DTS 등을 적용해 입체음향을 구현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한 명암비 5000:1 패널에 3차원(D) 기능이 제공된다.

화면 우측 상단 두 센서의 ‘어댑티브 콘트라스트 알고리즘’과 ‘크로매틱 룸 어댑테이션’ 기술은 뱅앤올룹슨만의 화질 조정 특허 기술이다. 센서가 180도 회전해 실내 전 공간의 채광환경을 측정·분석한 뒤 시청환경에 가장 알맞은 화면을 선보인다.

하지만 4K UHD TV의 필수로 인식되는 HEVC는 지원하지 않아 H.264로 인코딩된 방송, 파일 등 UHD 콘텐츠만 재생할 수 있다. 현재 UHD 업계가 차세대 코덱으로 HEVC를 전면에 내세우고, 주요 TV 제조사들이 이를 기본 기능으로 채택하는 것과는 반대 행보다.

이에 대해 뱅앤올룹슨 관계자는 “현재 콘텐츠 환경이 풀HD(1920×1080) 중심인 점을 고려했다”며 “UHD 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H.264, MPEG-2 등으로 인코딩된 풀HD 콘텐츠의 4K로 업스케일링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출시될 UHD 관련 최신 기능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셋톱박스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내장된 방송 튜너는 ATSC 1.0로 지상파 UHD 실험방송 시청은 불가능하다.

무선 스피커 ‘베오랩 20’은 뱅앤올룹슨 만의 무선 전송기술 와이사(WiSA)로 5.2~5.8㎓의 높은 대역을 사용해 깨끗한 24비트 무압축 고음질 음향을 선보인다. 2.4㎓와 5㎓를 쓰는 와이파이와의 충돌을 피해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실내 어디서든 입체 640W의 입체 음향을 구현한다. 가격은 스피커 2개로 구성된 1세트에 1840만원이다.

스튜어트 톨리데이 뱅앤올룹슨 브랜드 대사는 이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훌륭한 업체이지만 그들과의 경쟁을 위해 제품을 출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고가 프리미엄 시장을 목표로 두고 제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