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주문형비디오(VoD)에 밀려 침체를 겪는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전자업계의 효자 수출품으로 주목 받고 있다. 국내 기업이 블루레이 플레이어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가운데 4K UHD(3840×2160) 시대를 맞아 업스케일링과 차세대 규격 등장으로 국내외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블루레이 플레이어 경쟁력은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리뷰 사이트 ‘탑텐 리뷰’에 따르면 올해 10대 블루레이 플레이어에 LG전자 ‘BP730’이 1위, 삼성전자가 4위와 7위에 이름을 올렸다. 탑텐 리뷰는 양 사 제품에 대해 “가정에서 깊이 있는 즐거움을 느끼는 경험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IT 전문매체 ‘테크레이더’가 뽑은 ‘올해의 영국 블루레이 플레이어 탑12’에도 삼성전자 제품 3개가 이름을 올리는 등 삼성과 LG는 일본 업계와의 경쟁 속에 세계 선두권을 지키고 있다.

한국 제품의 강점은 세계 1위 TV 업계의 자신감과 기술력이다. TV에 쓰이는 4K UHD 업스케일링 기능을 블루레이 플레이어에도 도입해 풀HD(1920×1080) 해상도의 한계를 극복했으며, 3차원(D) 변환·재생, 스마트TV 셋톱박스 기능으로 가정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지난해 미국 상위 100개 영화의 블루레이 타이틀 시장 규모는 우리의 190배에 달하는 17억 2983만달러(약 1조 8000억원)로 해외 시장에서 블루레이는 핵심적인 콘텐츠 유통 매체로서 건재하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 인더스트리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세계 블루레이 플레이어 시장은 오는 2017년 65억달러(약 6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사간 경쟁으로 가격이 하락하면서, UHD TV 등 고화질 디스플레이 기기 수요가 늘어나 가정에서 고화질 콘텐츠를 즐기려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수요도 미국과 유럽에서 발생해 매년 두 자리수 성장도 기대된다. 중국시장도 UHD TV 판매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블루레이 타이틀 발매가 매년 증가세다.

여기에 내년 열릴 ‘4K 블루레이’ 시대는 블루레이 플레이어 시장의 성장을 한층 키울 전망이다. 최근 빅터 마츠다 블루레이 디스크협회(BDA) 회장이 “내년 상반기 기술 규격 인증을 마친 뒤 크리스마스 이전 4K 블루레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밝히며, 4K 블루레이 출시까지의 구체적 일정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해상도 진화로 4K 콘텐츠 유통 활성화에 힘입어 각 제조사들은 내년부터 4K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블루레이 콘텐츠 재생이라는 본연의 기능은 물론 소비자가 원하는 여러 기능이 복합적으로 들어가는 추세”라며 “4K UHD 시대에도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을 선도적으로 제공할 것”이라 말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