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누드 사진 유출이 잇따르는 가운데 영화 해리포터에서 헤르미온느 역으로 잘 알려진 유명 여배우 엠마 왓슨(Emma Watson)의 누드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된 사이트(EmmaYouAreNext.com. 엠마 다음은 바로 너야)가 가짜인 것으로 밝혀졌다.
유엔 여성 친선대사를 맡고 있는 엠마 왓슨은 지난 9월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남녀평등을 목표로 한 캠페인(HeForShe)에서 연설을 했다. 그녀는 연설에서 남녀평등과 페미니즘에 대해 언급했다. 그런데 이 연설이 분노한 일부가 미국 내 익명 게시판 포첸(4chan)에 그녀의 누드 사진을 공개하겠다는 협박을 했다면서 사이트가 등장했다. 이 사이트는 9월 24일 0시 엠마 왓슨의 누드 사진을 공개하겠다며 공개 시간을 카운트다운 했다.
결국 0시가 되자 누드 사진은 공개되지 않았고 랜틱(Rantic)이라는 홍보 회사의 페이지가 등장했다. 현재 이 사이트를 방문하면 포첸을 폐쇄하라는 해시태그(#SHUTDOWN4CHAN)를 알리는 페이지로 이동한다.
이곳을 보면 랜틱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이라고 알리고 있다. 이 페이지에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 형태로 포첸을 폐쇄해야 한다는 제안이 담겨 있다. 포첸에서 벌어진 연예인 누드 사진 유출 소동은 개인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인터넷 검열의 필요성을 말해준다며 페이스북 좋아요나 공유, 트위터 댓글 등을 서명으로 간주, 포첸 폐쇄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페이스북 공유나 트위터에서 해시태그를 달아 트윗하는 등 참여자가 상당한 것. 이미 4,800만 명 이상이 이곳에 접속했고 페이스북 공유 700만 회, 트위 300만 회 등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 취지를 떠나 랜틱의 참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해당 URL과 랜틱 공식 사이트 등이 적어도 1개 이상 같은 서버에 호스팅된 바 있다.
랜틱이 실제로 유명 인사 홍보를 위해 의뢰를 받아 캠페인을 진행했는지 목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만일 엠마 왓슨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PR 전략에 이용했다면 그녀가 가장 큰 피해자인 건 분명하다. 엠마 왓슨 누드 사진 유출 소동은 SNS를 통해 정보가 단번에 확산되는 특징을 악용한 PR회사의 전략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취지 여부를 떠나 인터넷이 대중화된 지금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수법을 이용한 선동적 캠페인이 쏟아질 가능성을 경고하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최필식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