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숙박·운송업 등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업종과 영화·게임 등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업종 중 연매출 1000억원 미만인 130만개 기업은 내년 말까지 세무조사가 면제된다. 세금을 체납하고 폐업했거나 신용불량자가 된 사업자가 다시 사업할 때 사업자등록증 발급조건을 완화해 재기를 지원한다.
국세청은 29일 서울 수송동 본청에서 ‘전국 관서장회의’를 열고 세정운영방향을 발표했다.
국세청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경제성장을 이끌 미래 성장동력산업, 문화콘텐츠·지식기반산업, 일자리 창출기업 등 중소 상공인 대상 세무조사를 내년 말까지 유예하고 법인세 등 신고내용도 사후검증하지 않기로 했다. 연매출 1000억원 미만 경제활성화 4대 중점지원 분야 130만개 중소기업이 해당된다. 대상 기업 중 세무조사나 사후검증을 받고 있으면 빠른 시일 내 마무리할 방침이다.
4대 중점지원 분야에는 연간 수입금액 10억원 미만 음식·숙박업과 여행·운송업, 농·어업 및 농·수산물 판매업, 건설·해운·조선업 등 108만개 기업이 포함됐다. 룸살롱 등 사치성 유흥업소는 세무조사 면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스마트자동차·5세대 이동통신 등 미래 성장동력산업, 영화·드라마 등 문화콘텐츠산업, 지식기반산업, 주조·금형 등 뿌리산업 분야 22만개 업체도 지원 대상이다.
지원 대상 중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는 국세 납기연장, 징수 유예, 체납처분 유예, 부가가치세 환급금 조기 환급 등을 지원한다.
국세청은 이번 세정지원이 대기업 등 재벌기업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대기업 계열법인은 세법질서 문란자나 구체적 탈세 혐의자와 함께 요건을 충족해도 세무조사 유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
세금 체납으로 신용불량자가 된 사업자의 재기를 돕기 위해 체납액 3000만원 미만이면 사업자등록 신청 시 즉시 발급한다. 3000만원 이상 체납자는 기존 체납금 분할납부 계획서를 제출하는 등 납부 의지가 있으면 최장 1년간 납부유예 등으로 재기를 돕는다. 청년·벤처 창업자의 원활한 창업을 위해 사업장이 없으면 주소지로 사업자등록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또 내부 부패 근절을 위해 일선 서장(4급)급 이상 고위관리자를 대상으로 ‘기동감찰반’을 운영한다. 무분별한 저인망식 감찰에서 벗어나 감찰 정보를 토대로 문제가 있는 직원을 집중 감찰할 방침이다.
임환수 국세청장은 “가혹한 세금이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라는 말이 있는 만큼 국민과 어려움을 함께하고 성실 납세자를 지원하는 기관으로 완전히 탈바꿈할 것”이라며 “범정부 차원의 경제활성화 노력을 기울이는 만큼 세정 차원에서도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