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기면도기 명맥이 유지된다. 국내 이미용 가전업체 ‘안나쉘’이 지난 7월 부도처리 된 국산면도기 기업 조아스전자의 협력업체인 ‘우리전자’의 전기면도기를 이달부터 시중에 판매하고 있다. 우리전자는 조아스전자의 핵심 협력사 중 하나로 조아스 전기면도기를 제조 납품해왔다.
우리전자는 협력업체 채권단 중 한 곳으로 조아스전자의 부도로 피해를 입었다. 우리전자는 안나쉘과 협약을 맺고 전기면도기를 생산해 제공하고 있다.
또 회전식 면도기(FR-272)의 경우 조아스전자가 초기에는 국내에서 생산했으나 중국으로 넘어갔다. 현재는 중국에서 조립을 진행해 완제품으로 들어오는 모델이다. 안나쉘은 이 제품을 수입해 시장에 내 놓고 있다.
안나쉘은 전자 고데기와 헤어드라이어 등 이미용 가전을 판매하고 있는 국산 업체다. 저가 제품의 공세로 가격 경쟁이 치열한 이미용 가전 시장에서 고급화와 기술력으로 살아남았다.
국내 전기면도기 시장규모는 업계 추정으로 800억~1000억원 규모다. 시장의 강자는 필립스, 브라운 등 외산브랜드로 이미 안방을 내준 상황이다. 여기서 힘겹게 경쟁해온 유일한 토종기업 조아스전자마저 부도처리되면서 시장은 외산 일색이었다. 하지만 국내 이미용 브랜드가 전기면도기 유통을 시작하면서 국산 전기면도기의 불씨가 살아났다. 문제는 앞으로다. 판매·유통 등이 부진하면 조아스전자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정부 지원도 뒷받침돼야 국산 소형가전 기업이 외산 일색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판로 개척이 가장 어려운데 이 부분은 대중소기업 상생 등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
송혜영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