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펠릿보다 열량은 높고 가격은 저렴한 팜 열매 부산물(EFP)로 만든 고형 연료가 이르면 10월부터 수입된다.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를 이행하기 위해 발전회사가 값비싼 우드펠릿을 구입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EFP는 지난 1월 21일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확정 공포되면서 팜 열매 껍질이 폐기물 지정에서 제외되면서 7월부터 연료용으로 수입이 가능해졌다.
BC21(대표 유창훈)은 말레이시아 혁신위원회(AIM) 인증기업인 아투란과 팜 열매 부산물 수입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무스타파 빈 모하메드 말레이시아 국제통상산업부장관과 로하나 빈티 라믈리 말레이시아 주한대사가 참석했다.
이번 협약으로 BC21은 앞으로 15년간 말레이시아로부터 연료용 EFP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주로 개인사업자가 공장을 운영하는 우드펠릿과 달리 말레이시아 정부가 공급 지원을 보장한 것이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위원장인 혁신위원회로부터 원료 수급 지원 약속도 받았다. 오늘 10월 환경부에서 관련 기준만 마련하면 즉시 수입이 가능하다.
BC21은 이에 앞서 아투란과 조인트 벤처인 HTT를 지난해 설립했다. 아투란은 말레이시아 팜 오일 생산 공기업인 리스다(RISDA)와 EFP 연료 공장을 세웠다. 리스다의 팜 오일 생산공장과 이어져 있어 오일 생산 후 배출되는 껍질을 바로 고형 연료로 만들어 원가를 줄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팜 열매에서 오일을 짜고 남은 껍데기를 분쇄해 만든 EFP는 우드펠릿처럼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석탄과 섞어 땔 수 있다. 팜 열매 씨앗을 연료로 만드는 PKS는 섬유질 성분이 강해 분쇄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EFP 연료는 팜 오일 성분이 남아 있어 열량이 4300㎉로 저급 석탄 수준의 열량을 갖고 있다. 가격도 우드펠릿의 60~70% 수준에 불과해 실제 구입비용은 더 줄어든다.
올해 한국남동발전·한국중부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동서발전 발전5사가 구매 예정인 우드펠릿은 총 144만톤으로 연간 수입액만 3700억원에 달한다. 전량 대체할 경우 1200억원이 넘는 외화를 아낄 수 있다. 게다가 1년 내내 가동하는 석탄화력발전소 연료로 쓰기 때문에 RPS 의무이행량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유창훈 BC21 사장은 “연간 1000만톤 가량의 EFP를 15년 동안 확보한 셈”이라며 “월 생산량 1만톤 정도지만 11월이면 3만5000톤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