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시간 만에 설치 가능한 차세대 로봇 팔

세 시간 만에 설치와 프로그램 설정까지 마칠 수 있는 산업용 로봇 팔이 국내에 소개됐다. 조작이 쉽고 간편할 뿐만 아니라 별도 안전장치가 필요 없어 중소 제조업체의 로봇 활용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UR5를 시연 중인 엔리코 크로그 이베르센 UR CEO.
UR5를 시연 중인 엔리코 크로그 이베르센 UR CEO.

글로벌 산업용 로봇 제조사 유니버설 로봇(UR·대표 엔리코 크로그 이베르센)은 30일 국내 첫 기자 간담회를 열고 3세대 제품을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5㎏ 하중을 견디는 ‘UR5’와 10㎏ 하중을 견디는 ‘UR10’으로 구성된 제품군은 기존과 같다. 하지만 전원에 연결되는 순간 위치를 인식할 수 있어 구동 준비 시간이 단축됐다.

UR 시리즈 가장 큰 특징은 빠르고 간단한 조작법이다. 자체 개발한 그래픽 사용자환경(GUI) 방식 소프트웨어(SW)를 이용해 최장 두 시간 내에 동작 프로그래밍을 마칠 수 있다. 작업장 종사자가 사용법을 익히는 시간도 하루면 충분하다.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 팔 프로그래밍과 사용법 숙지에 수주가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조작기(컨트롤러) 버튼을 누른 채 직접 손으로 로봇을 움직여 동작을 입력할 수도 있다. 다만 0.5㎜ 수준의 정밀한 동작을 입력하려면 직접 프로그램을 설정해야 한다.

엔리코 크로그 이베르센 UR 최고경영자(CEO)는 “터치스크린 컨트롤러에서 3D 영상으로 로봇 동작을 살펴보면서 프로그램을 설정할 수 있다”며 “이 같은 GUI 방식을 채택한 로봇은 UR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UR5 무게가 18㎏, UR10 무게는 29㎏로 사람이 들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설치도 한 시간 내에 가능하다. 로봇 설치에서 프로그래밍까지 세 시간이면 충분한 셈이다.

그밖에 관절 역할을 하는 축을 6개 장착해 유연한 움직임을 구현했다. 로봇 팔 힘이 150뉴턴(N)을 넘지 않고 일정 수준 이상의 저항을 받으면 작동을 멈추기 때문에 별도 안전 펜스가 필요 없다. 이 때문에 현재 대형 로봇이 쓰이고 있는 용접, 도장 공정이 아닌 조립 공정에서도 사람과 함께 협업이 가능하다.

이베르센 CEO는 “사람 바로 옆에서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코봇(CoBot·협력로봇)”이라며 “로봇은 크고 위험한 기계라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규모가 작은 작업 공정에서 로봇과 인력을 동시에 활용할 필요가 있는 중소 제조업체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로봇 시연을 본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로봇 팔에 어떤 기능을 부여할지에 따라 활용 분야가 달라질 것”이라며 “대형 로봇을 투입할 수 없는 세밀한 공정에 쓰임새가 많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