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3D프린터 글로벌 성공신화를 쓰기 위한 업계 움직임이 분주하다. 다국적 기업과 비교해 인지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보급형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저가’를 무기로 유럽·아시아 등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화권 업계와의 경쟁에서 승산이 있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로킷·하이비젼시스템·티피씨메카트로닉스 등 3D프린터 업체가 해외에 지사·대리점 설립에 박차를 가하는 등 3D프린터 수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은 모두 2012년 이후 3D프린터 사업에 뛰어든 회사로 지난해 기준 연 2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내수시장보다는 시장 규모가 훨씬 큰 해외에서 수익을 적극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로킷은 연내 덴마크에 법인과 로드숍을 열 계획이다. 이미 7월부터 러시아에 3D프린터를 수출해온 이 회사는 덴마크 법인 설립 후 유럽 지역을 적극 뚫을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중국 유력 유통체인인 이티테크놀러지와 3D프린터 공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유석환 로킷 대표는 “한국은 세계 3D프린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불과하다”며 “글로벌을 대상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3D프린터사업에 본격 나선 코스닥 상장사 하이비젼시스템과 티피씨메카트로닉스도 해외로 눈을 돌렸다.
삼성전자·애플의 스마트폰 부품 검사장비 협력사인 하이비젼시스템은 중국·대만에 보유한 지사·대리점 이외에 일본·북미·유럽 등지에 3D프린터 대리점을 세우고 현지 시장을 공략한다. 회사는 판매 목표로 5000대를 잡은 내년에는 전체 매출의 3분의 2를 해외에서 올린다는 계획이다.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5에도 전시업체로 참가한다. 최두원 하이비젼시스템 대표는 “그동안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3D프린터 분야도 빠르게 해외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해외 유통을 희망하는 에이전트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비젼시스템은 이날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첫 상용 3D프린터인 ‘큐비콘’ 론칭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 4월 3D프린터 시장에 뛰어든 티피씨메카트로닉스도 내년 수출을 목표로 기반 다지기에 한창이다. 회사는 해외 보유 40여 대리점을 수출 창구로 활용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지난 8월부터 한국에서 대리점 관계자를 대상으로 3D프린팅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아직 시장 초창기인 만큼 충분한 부품과 애프터서비스(AS) 체계를 갖춘 후 해외에 뛰어들겠다는 전략이다. 이용우 티피씨메카트로닉스 상무는 “해외에서도 사용자의 실수에 바로 대처할 수 있을 정도로 AS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협력 대리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 후 동남아를 시작으로 수출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지난달 인천 오류동에 월 1000대 규모로 3D프린터를 생산할 수 있는 전용 생산라인을 확보했다.
최상미 3D융합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일주일이 멀다 할 정도로 새로운 3D프린터 업체가 생겨나고 있다”며 “이들이 좁은 내수시장에서 경쟁하기보다는 해외로 적극 나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