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우뭇가사리 같은 홍조류 주성분인 ‘한천 무수당’이 발효되는 과정을 밝혀내고,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냈다.
김경헌, 최인걸 고려대 대학원 생명공학과 교수팀은 한천 무수당을 먹고 자라는 해양미생물 비브리오를 분리하고, 이 미생물이 한천 무수당을 분해하는 대사경로를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새로운 발효 효소를 가진 대장균을 이용하면 한천 무수당을 발효해 홍조류에서 에탄올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밝혀진 발효효소를 에탄올 생산용 대장균에 도입한 결과 기존 에탄올 생산용 대장균 대비 에탄올 생산량이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에서 대규모로 양식되는 해조류에서 에탄올을 생산하면 가솔린 소비량의 상당부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홍조류는 탄수화물 함량이 높아 바이오에탄올 생산에 유리하지만, 주성분인 한천 무수당의 대사경로가 알려지지 않아 바이오에탄올 생산에 한계가 있었다. 해양수산부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50만 헥타르의 해조류 양식장에서 거대 조류를 양식하고, 이를 이용해 에탄올을 생산하면 국내 자동차 휘발유 소비량의 31%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경헌 교수는 “한천 무수당에서 에탄올로의 발효수율을 높이기 위해 1~2년 정도 더 연구개발을 진행하면 실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목질계, 초본계 바이오매스가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해조류 바이오매스를 이용해 바이오연료 및 바이오플라스틱을 생산하는 핵심 기술로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환경미생물 분야 국제학술지 ‘환경미생물학(Environmental Microbiology)’ 온라인판 9월 30일자에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