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로 휴대폰을 충전할 수는 없을까.’(케이스 충전기)
‘아침에 미열이 있던 우리 아이, 지금 체온은 얼마일까.’(열감지 밴드)
‘왜 선풍기 모터는 꼭 스탠드 위에 있어야하나.’(선풍기의 진화)

국민의 창조적 아이디어는 살아있었다. LG전자 대국민 아이디어 공모전 ‘아이디어LG’ 최종 평가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고 있는 아이디어들이다. LG가 직접 제품(상용)화에 나서는 선정작이 이달 15일 발표 예정인 가운데 대상작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주말 현재 평가 선두는 각 7.0점을 받고 있는 ‘케이스 충전기’와 ‘우리아이 열감지 밴드’. 케이스 충전기는 휴대폰 충전기를 별도로 들고 다니는 불편을 덜도록 설계된 케이스다. 외형만 봤을 때는 휴대폰 케이스와 차이가 없지만 PC 연결이 가능한 플러그와 USB 포트를 내장한다. 심사단이 제기한 ‘두께’ ‘파손’ 우려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최종 선정의 관건이다.
열감지 밴드는 맞벌이 부부의 아이 걱정을 덜 수 있는 제품. 요즘 뜨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로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아이의 체온이 올라가면 밴드의 컬러가 바뀌고 동시에 부모 스마트폰에 문자가 날아간다. 적정 체온을 측정할 수 있는지, 스마트폰과 통신에 따른 가격 부담 우려가 나왔다.
외부의 위험 경고 소리를 인식하는 ‘패션 안전 무선 이어폰’(6.7점), 열전 소자를 이용해 순간 보온병의 온도를 높이거나 낮추는 ‘휴대용 보온병’(6.7점), 스마트폰 앞면에 위험 감지 센서를 부착한 ‘위험방지 충돌방지 폰’(6.7점), 불안정한 구조의 선풍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선풍기 날개 모터를 스탠드 하단으로 옮긴 ‘선풍기의 진화’(6.6점), 자동차 앞 범퍼에서 레이저빔을 쏘도록 해 초보운전자의 운전을 돕는 ‘차량 진행방향 확인 레이저’(6.6점) 등이 선두권에 올라와 있다.
LG가 밝힌 심사 기준은 △시장성 40% △독창성 30% △실현가능성 30%. 아이디어가 좋아도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는 구현이 힘들거나 팔리지 않은 제품은 과감히 배제했다는 것이다. 100명을 훨씬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심사단은 LG전자의 특허·제품개발·마케팅·기획·영업 등의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우수한 평가와 함께 ‘기존에 나와 있는 제품과의 차이를 모르겠다’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기 어렵다’와 같은 평가도 내렸다.
LG는 이들 아이디어 가운데 몇 개를 선정할 지 정하지 않았다. 아예 하나도 선정을 안 할 수도 있다고 LG 측은 밝히고 있다. 다만 선정작이 나오면 LG는 전폭 지원한다. 포켓포토·홈챗과 같이 LG전자는 아이디어 제품과 서비스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최종 선정작은 전국 500여 LG 베스트숍에서 판매하고 그 수익 8%를 아이디어 제안자(4%) 등에게 제공한다. 연 매출 10억원이라면 아이디어 제안자는 4000만원을 가져가는 셈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기획이 구체화된 후 국민의 아이디어로부터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높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아이디어LG 공모전에는 6200여개의 아이디어가 제안됐으며 3375개가 1차 본선을 통과했고 최종 50건을 대상으로 2차 평가가 진행 중이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