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구매행태와 성향을 감지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고객과 가맹점이 맞춤형 혜택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고객 중요 정보는 아예 분리 보관하고, 개인 PC를 VDI로 대체하는 등 정보보호 수준도 국내 금융권 최고 수준으로 높였습니다.”
현대카드는 1000억원 이상 예산을 투입하고 2년간의 작업을 거쳐 지난 8월 카드 신 시스템 구축을 마쳤다. 김건우 현대카드 경영지원 부본부장(상무)은 차세대 시스템의 주요 특징을 감지와 연산기능 강화, 보안시스템 개선 등으로 요약했다.
김 부본부장은 “IT와 모바일 기술 발달로 고객들이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물건을 구매했는지 등의 생활방식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면서 “차세대 시스템은 고객 습성을 실시간으로 감지한 후, 강력한 분석(연산) 기능을 활용해 고객과 가맹점에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그는 “카드이용자(소비자)는 맞춤형 정보와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가맹점은 고객별 대응이 가능한 마케팅으로 서로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카드는 모바일앱을 분석해 고객의 욕구를 감지하고, 강력한 분석엔진으로 선호 가맹점과 소비유형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RDW(Realtime Data Warehouse)’를 적용했다.
김 부본부장은 차세대 시스템에서 회사 보안체계가 국내 최고수준으로 높인 것에도 자부심이 크다.
그는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중요한 고객정보는 기존 데이터베이스에서 완전히 분리하고, 내부 직원도 별도 프로세스를 통해서만 접근이 가능하도록 했다”며 “고객은 주민번호가 아닌 회사가 부여한 고객번호를 이용하기 때문에 정보유출 피해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낮췄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보안 절차가 많아지면 업무처리 속도가 떨어지기 쉬운데 이를 이전보다 빠르게 하기 위해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고 소개했다.
현대카드는 물론이고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등 계열사까지 모두 모든 영업점, 사무직원의 개인 PC를 VDI(Virtual Device Interface) 단말기로 교체하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이 역시 금융권 최초다.
김 부본부장은 “금융권 망분리 의무화 이전부터 VDI 교체를 준비해 왔고 연말까지는 전 계열사 1만3000여개 PC가 모두 VDI로 대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카드는 PC기반의 단순 가상화가 아니라 씬클라이언트(Thin Client)를 활용해 업무공간과 인터넷 공간을 모두 서버 집중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개인 PC에는 어떤 정보도 저장하지 않으며 업무 공간에서 조회, 사용되는 데이터는 인터넷 공간으로 이동할 수 없다.
현대카드와 계열사는 국내 사업장과 해외 법인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IT플랫폼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데이터센터 운용과 인트라넷, 업무 시스템 등을 표준화하는 작업이다.
각 국가, 지역별로 다른 IT시스템을 갖춰서는 향후 시너지가 부족하다. 이 때문에 해외 법인이 가져다 바로 적용될 수 있는 표준화된 ‘현대카드 글로벌 플랫폼’을 만들어 해외법인에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김 부본부장은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 판매와 연계한 ‘오토파이낸스’로 미국과 독일, 영국, 중국 등에서 활발한 현지법인 영업활동이 진행 중”이라며 “각 국 현지법인이 공통적으로 적용할 플랫폼을 만들어 내년 상반기부터 이식 작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표] 현대카드 차세대 금융시스템 구축 주요 내용
(자료: 현대카드)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