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5일부터 민주 선거 제도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홍콩에서 발생하면서 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빠르게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우산 혁명으로 불리는 대규모 시위가 중국과 홍콩의 휴일인 10월 1∼2일을 맞으며 고비를 맞고 있는 것.
이런 위기감 때문인지 중국 정부는 중국 내에서 인스타그램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홍콩에선 이런 정보 통제 흔적이 없지만 만일 통신 인프라가 제어되게 된다면 기존 휴대전화망이나 일반 인터넷 통신망을 통해 정보 교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스마트폰 모바일 메신저인 파이어챗(FireChat) 등을 쓰기도 한다. 파이어챗은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해 단말끼리 통신을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휴대전화망이나 와이파이에 의존하지 않고 메시지와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파이어챗을 설치한 단말은 단순하게 둘만 통신을 하는 게 아니라 서로 통신을 하면서 마치 거미줄처럼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된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기존 인프라에 의존하지 않은 채 네트워크 환경을 설정해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홍콩 시위대 사이에서도 파이어챗을 설치하자는 얘기가 퍼졌고 홍콩에서 파이어챗은 일약 인기 앱으로 급부상했다.
파이어챗은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 단체인 ISIS(이슬람국가) 통신 제한을 위해 인터넷 인프라의 부분 차단 조치를 취한 이라크 같은 곳에서 이용되기도 했다. 이번 홍콩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파이어챗이 이용하는 이런 형태의 네트워크 기술을 메시 네트워크(Mesh Network)라고 부른다. 매시 네트워크란 인터넷망을 이용하지 않고 단말끼리 곧바로 연결해서 정보를 주고받는 네트워크 형태를 말한다.
메시 네트워크는 재난 상황 등이 발생해서 기지국 등에 문제가 생길 때 활용하기 위해 탄생했지만 오지나 이번 같은 사태에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방편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퀄컴의 경우 P2P 방식으로 단말끼리 통신할 수 있는 LTE 파생 기술인 LTE 다이렉트(LTE Direct)를 발표하기도 했다. 파이어챗과 마찬가지지만 블루투스가 아니라 LTE 통신 단말끼리 기지국 없이 릴레이하듯 데이터를 전송,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번 홍콩 사태에서의 매시 네트워크 확산은 매시 네트워크의 또 다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파이어챗은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석원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