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로 엔화 가치 원화보다 2배 하락…국내 수출기업 실적 부진 우려

미국 달러화 강세가 지속된 최근 석달 동안 엔화 가치가 원화 가치보다 갑절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일본 주가는 급등한 반면에 한국 주가는 소폭 오르는데 그쳤다.

코스피가 일주일째 하락하며 1970선도 무너진 6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지난 주말보다 7.77포인트(0.39%) 내린 1968.39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7.6원 오른 1,069.0원으로 마감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코스피가 일주일째 하락하며 1970선도 무너진 6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지난 주말보다 7.77포인트(0.39%) 내린 1968.39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7.6원 오른 1,069.0원으로 마감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6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유로화, 엔화 등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6월 말 79.775달러에서 지난달 말 85.936달러로 7.7% 올랐다.

달러인덱스 상승은 달러화가 그만큼 다른 통화에 비해 강세를 나타냈다는 의미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며 6월 말부터 시작해 최근까지 계속 상승세를 탔다.

달러 강세가 진행되는 동안 달러화 대비 엔화는 6월 말 101.33엔에서 지난달 말 109.65엔으로 8.2% 올랐다. 같은 기간에 한국 원화는 1011.8원에서 1055.2원으로 4.3% 올랐다. 엔·달러 환율이 원·달러 환율보다 갑절가량 올랐다는 것은 엔화 가치가 원화 가치보다 거의 갑절 떨어졌다는 의미다. 달러화 강세 흐름에서 엔화 약세가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된 것이다.

엔화 가치 하락 폭이 월등하게 커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실적 부진 우려는 확대되고 있다. 달러 강세로 원화와 엔화의 흐름이 다른 모습을 보이며 주가도 대조를 이뤘다. 닛케이 평균주가가 6월 말 1만5162.10에서 지난달 말 1만6173.52로 6.7% 오르는 동안 코스피는 2002.21에서 2020.09로 0.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슈퍼 달러’ 충격으로 2일 1976.16까지 곤두박질쳤다. 지난 석달 동안 일본펀드 수익률은 7.42%에 달했지만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1.31%에 그쳤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3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하면 주요 기업의 실적 우려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는 이달 말까지는 코스피의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