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 조력발전소 `수포로`

세계 최대 규모의 가로림 조력발전소 사업이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환경부는 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검토 요청한 가로림만 조력발전사업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지난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다. 가로림만 갯벌이 침식하거나 퇴적하는 변화 예측이 부족했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지 훼손을 막는 대책이 미흡했다는 게 주된 이유다. 2012년 평가 당시 반려했던 사유도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환경영향 평가서 부동의가 아닌 반려지만 사실상 사업 추진이 어렵게 됐다. 국토해양부의 공유수면매립 허가 기간이 오는 11월 17일로 만료되기 때문이다. 환경부 반려 사유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사업 주관사 측은 설명했다. 1만 페이지에 달하는 환경영향평가서를 재작성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국토해양부에서 공유수면매립 허가를 다시 받는 것도 어렵다. 강화도 조력발전사업도 사업자인 강화조력발전이 2012년 11월 국토해양부에 2차로 제출한 공유수면 매립 기본계획이 반영되지 않아 사업을 철회했다.

사업 주관사인 한국서부발전과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은 난처한 입장에 놓였다. 사업을 재추진하기에는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들어간 금액만 400억원이 넘는다. 당초 예상했던 투자금액도 1조2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올라갔다. 가로림조력 관계자는 “환경부가 어느 쪽 손도 들어주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이 철회되면 찬성측 태안군과 반대측 서산군 주민 갈등만 남는다”며 “정부에서 지역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로림 조력발전 사업은 1조2000억원을 투입해 설비용량 520㎿급 조력발전소를 세우는 프로젝트다. 완공되면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인 시화 조력발전소(254㎿)에 비해 갑절 이상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연간 발전량이 950GWh에 달해 충남지역 전기 사용량의 40%가량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