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차 협력금제 연기로 재개된 정부의 전기자동차 보조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기차 시장이 민간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규제를 통한 자생적 시장 창출이 어렵다면 보급 물량을 늘려서라도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전기차·충전기 업계는 내년도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대당 1500만원에서 1000만원선으로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정된 예산으로 개별 지원금은 줄이면서 보다 많은 전기차 구매자에게 혜택을 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보급 물량이 늘어나면 완성차 업체의 대량생산에 따른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충전인프라 등 관련 시장까지 활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에 788억원을 투입해 3000대의 순수 전기차를 보급한다. 지난해에 비해 보급 예산은 두 배 이상 증가했지만 차량당 지원금은 5년째 1500만원을 지원한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 추가 보조금도 최대 900만원을 지원한다. 2011년부터 최대 2400만원의 보조금을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셈이다. 이에 1500만원 전기차 보조금을 1000만원선으로 줄여 보다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필수 전기차리더스협회장은 “지금까지 정부 정책적 노력으로 전기차 산업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일방적 지원보다는 시장 창출에 초점을 둔 정책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한정된 예산에서 1500만원씩 3000대를 보급하는 것보다 대당 보조금을 1000원선으로 내린다면 5000대 이상 보급할 수 있어 규모의 경제면에서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저탄소차협력금제 연기로 자생적 시장 창출이 어렵다면 보조금 지원보다는 시장 창출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세계에서 가장 많다. 미국과 유럽 등은 이미 금전적 보조금 지원보다는 전기차 시장을 유도정책을 펼치고 있다. 금전적 지원으로 시장 창출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국과 유럽은 보조금이나 세제감면 등의 금전적 지원책에서 전기차 전용도로나 주차장 등 우선권 등 시장 참여를 위한 정책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여기에 환경적 규제를 적용해 자율 시장 경쟁을 위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에 국내 지원책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금전적 혜택만 지원하는 상황이다.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정부의 전기차 지원책은 세계적으로 앞서 시행했지만 성장률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기차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에 금전적 혜택보다는 물량을 늘려 민간의 시장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표】주요 국가별 전기차 지원 정책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