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지연 우려가 제기됐던 4세대 방사광가속기(4세대 가속기) 구축 사업이 1년 연기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정부는 이 같은 계획을 확정하고 공기 연장에 따른 추가 예산도 확보하기로 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달 24일 제43차 방사광가속기 운영위원회를 열어 4세대 가속기 구축 완료 시기를 1년 연장하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 기본계획 변경안’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사업 초기 예산 확보 난항에 따른 공기 연장을 기본계획에 반영·확정한 조치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올해 말 구축이 끝나야 하지만 사업 초기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공기가 늦춰졌다.
사업 첫해인 2011년 200억원을 제외하면 지난해까지 한 번도 예산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 2012년에는 계획된 1500억원 중 450억원, 지난해에는 1500억원 중 1050억원 예산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준공 시기가 목표보다 늦춰져 선진국과 기술 격차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미래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올해 계획(800억원)보다 많은 1200억원을 투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올해 말 완공 목표를 공식적으로 포기하고 사업 기간을 내년까지 연장하게 됐다.
이번 기본계획 변경에 따라 사업 기간은 2015년까지 1년 연장되고, 총사업비도 애초 4260억원(지방 예산 260억원 포함)보다 38억원 많은 4298억원으로 조정됐다. 사업 기간 연장에 따라 추가되는 공공요금 등 직·간접비를 반영한 증액이다.
남은 사업비 1038억원은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했다. 정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해 이 돈을 확보하면 내년 말 완공 목표는 달성할 수 있다. 이 경우 2016년부터 4세대 가속기 운용이 가능하다. 미래부는 가속기 완공 시기에 맞춰 세부 운영 지침을 점검할 계획이다.
관련 예산의 국회 통과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사업 마지막 해인 만큼 큰 무리는 따르지 않을 전망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미 사업 기간이 한 차례 늦춰졌고 막바지에 이른 사업인 만큼 예산은 큰 무리 없이 통과될 것”이라며 “내년 말 완공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4세대 가속기는 생명 현상 규명·신물질 분석 등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기초연구시설로, 포항 방사광가속기연구소가 운영 중인 3세대 가속기보다 광원이 100억배 밝다. 파장 폭도 1000배 짧아 1000조분의 1초 단위로 물질 변화, 세포 분자 구조를 관찰할 수 있다. 현재 미국과 일본이 운용 중이고, 영국, 프랑스, 스웨덴 등이 건설을 추진 중이다.
<※ 기본계획 변경에 따른 예산 투입 현황 및 계획(중앙정부 예산 기준, 자료 : 미래창조과학부)>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