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중인 팬택의 인수의향서 제출에 최소 두 개 이상의 기업이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인수의향서는 인수합병(M&A)을 검토하는 수준에서도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는 만큼 실제로 매각 협상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7일 M&A 주관사인 삼정회계법인은 공고한 대로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무리한 결과 복수 업체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입찰에서 우선인수대상자가 정해지면 부채 탕감 등 사안을 논의한 뒤 다음 달 3일 관계인집회를 열어 채권자나 주주들에게 M&A 조건 등을 공유한다. 관계인 15%의 승인을 받으면 M&A 절차에 본격 돌입하게 된다.
만약 그때까지 인수 대상자가 없거나 독자생존안 등 방안이 관계인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회사는 청산 절차에 들어가거나 또 다른 인수 대상자 찾기, 독자생존안 마련을 놓고 결정해야 한다.
팬택 인수에는 그동안 중국과 인도 등 몇몇 해외 업체가 관심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중국 대형 제조사가 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M&A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스마트폰 기술력 평준화, 시장 포화, 팬택 제품 판매량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국내 시장 냉각 등의 악재로 그동안 새 주인 찾기가 쉽지 않았다.
국내 기업으로는 SK그룹이 팬택 인수에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회사들이 정보 파악용으로 발을 걸친 것인지, 실제로 실사 관련 보증금 등을 내는 조건 등을 내거는 등 M&A를 위해 제출했는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며 “분위기상으로는 실구매자는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팬택이 M&A마저 실패하면 회사는 청산을 하거나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7월부터 판로가 막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협력업체 관계자는 “대부분 영세한 협력업체들이 수억원 또는 수십억원씩 결제 대금이 물려 있어 연쇄도산이 우려된다”며 “그렇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법정관리 이후 사후서비스(AS)를 위한 부품 등 일부 채권의 결제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