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과 다음카카오가 금융당국으로부터 ‘뱅크월렛 카카오’ 보안성 심의와 약관 심사를 마치고 11월 초 상용화를 확정한 가운데 카카오톡과는 달리 PC버전 없이 모바일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구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카카오톡 PC버전 가입자가 2900만명에 달하는 것처럼 뱅킹서비스도 PC버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카카오는 모바일 전자지갑 서비스 ‘뱅크월렛 카카오’를 한 달간 약관 개정 공시 기간을 거쳐 11월 첫째 주 공식 오픈한다.
국민·신한·우리를 비롯한 전국 15개 은행이 참여하며 가상의 전자지갑에서 최고 50만원을 ‘뱅크머니’로 충전, 한 번에 최고 10만원을 카카오톡 친구에게 송금할 수 있는 것이 서비스의 핵심이다.
문제는 뱅크월렛 카카오가 카카오톡과 달리 모바일 전용 앱으로만 구성돼 별도로 내려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기존 카톡 PC버전과는 연동되지 않는다.
다음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톡 PC버전 이용자는 2900만명에 달한다. 카톡 누적가입자 수 1억6000만명 중 18%에 달하는 수치다. 모바일과 PC를 함께 이용하는 고객도 많지만 최근 업무용 메신저를 PC버전 카카오톡으로 이용하거나 아예 PC버전만 사용하는 고객도 급증하고 있어 역차별 논란이 제기됐다.
카카오톡 이용자들은 모바일 버전으로만 뱅크월렛을 허용하는 것은 사용자 편의성을 간과한 안일한 조치라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참여 은행과 금융결제원은 뱅크월렛 앱과 카카오톡 앱은 전혀 다른 서비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뱅크월렛 카카오는 15개 은행 뱅킹과 연동된 새로운 서비스를 담은 앱”이라며 “기존 카카오톡 메신저와 연동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 앱을 내려받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PC버전 카카오메신저 연동은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결제모듈이 카톡 안에 들어가지만 뱅크월렛 카카오는 독립된 앱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PC버전 연동은 전혀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
금융시장분석업체 관계자는 “뱅크월렛 카카오가 사용자 편의성에 맞춘 결제 기능을 표방한다는 점에서 3000만명에 육박하는 PC버전 사용자의 이용 권리도 서비스에 반영해야 한다”면서 “PC버전 이용자 중 상당수가 경제력이 높은 직장인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서비스 조기 안착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