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SK하이닉스가 창사 이래 처음 연간 영업이익 4조원 시대를 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것으로 내년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9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오는 23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지난 1~2분기에 이어 세 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남은 4분기 실적도 좋은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점쳐져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SK하이닉스 31년 역사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4조원대 진입이 확실시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983년 창립(당시 현대전자) 이래 수많은 부침을 겪다가 지난 2012년 SK그룹으로 편입되면서 지금의 SK하이닉스로 재출범했다. 재출범 첫해인 2012년에는 2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하반기 중국 우시 공장 화재라는 악재를 겪으면서도 매출 14조1650억원, 영업이익 3조38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올해 들어서도 주력 제품인 메모리 사업이 호조를 띠면서 이미 상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올린 상태다. D램과 낸드 플래시의 미세공정 전환이 순조롭게 진행된 데다 모바일 제품 수요도 뒷받침됐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4조원 돌파 수준을 뛰어넘어 4조원대 중후반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0일 회사 설립 31주년을 맞는 SK하이닉스로서는 최고의 정점에서 창립을 자축하는 셈이다. 회사의 모체인 옛 현대전자 창립은 1983년 2월이었지만 1986년 10월 10일 종합준공식을 개최한 것을 기념해 이날을 창립일로 삼고 있다.
업계의 시선은 자연스레 4분기 이후 내년 실적으로 모였다. 대체로 내년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비메모리 사업 확대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새로운 차원의 점프 업은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SK하이닉스는 최근 1년 사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출신 임원들을 잇따라 영입하며 새로운 변화를 모색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고질적인 취약점으로 꼽히는 시스템반도체 사업 강화 의지가 담겼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외부의 관심과 기대만큼 특별한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당분간은 기존 메모리 사업 역량을 보다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지금의 메모리 중심 사업 구조를 굳건히 하는데 주력할지, 아니면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서 보다 과감한 승부수를 띄울지를 선택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있다”고 평했다.
자료:SK하이닉스(2014년은 증권사 예상치)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