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틸트로터 무인기 개발 착수…어군탐지 등 해상 비즈니스부터 공략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민간 무인기 시장을 국내 기업이 선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품 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헬기처럼 수직 이착륙할 수 있는 무인기 ‘틸트로터(Tiltrotor)’ 개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고 9일 밝혔다.

무인 비행체인 틸트로터는 헬기처럼 프로펠러가 달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며 이륙 후 프로펠러의 위치를 전진 방향으로 돌릴 수 있다. 최고 속도가 시속 250㎞로 유인 헬기(최대 150∼200㎞/h)보다 빠르고 체공 시간 또한 배 이상 긴 6시간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틸트로터의 비행제어를 비롯한 핵심 원천 기술을 10여년의 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실제 임무에 적합한 제품을 만드는 시범사업을 2016년까지 진행한다.

산업부는 원양 어군 탐지용 무인기 사업을 당장 틸트로터를 상품화할 수 있는 분야로 선정해 지원키로 했다. 현재 원양 어선은 물고기 떼를 탐지하기 위해 유인 헬기를 동원하고 있는데, 기종이 낡아 인명사고 위험이 높아진 데다 조업환경이 열악해 조종사 확보도 어려운 실정이다.

틸트로터는 이런 단점을 극복할 뿐 아니라 빠른 비행속도와 긴 체공시간으로 신속하게 어군을 찾아낼 수 있는 만큼 원양 어업계의 수요가 높을 것으로 산업부는 예상했다.

국내 어선 60여척을 포함해 세계 500여척의 원양 어선이 틸트로터를 활용할 것으로 산업부는 내다봤다.

산업부는 시범사업을 거쳐 틸트로터의 기능을 해상 임무에 맞게 가다듬고 수요자의 세부 요구사항을 사전에 파악하는 한편 선주문 확보 등 마케팅 사업도 병행할 방침이다.

2016년부터 2023년까지 8년 간 총 사업비 2573억원의 본 개발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원양 어군탐지와 불법어로 감시, 군 정찰용 등 국내외 무인기 시장을 본격 공략할 제품 개발을 마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한 상황이다.

문승욱 산업부 시스템산업정책관은 “민간 무인기는 내년부터 연평균 35%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으로 선진국이 앞다퉈 개발에 착수하고 있다”며 “비행제어, 통신 등 IT 기술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항공과 IT산업 간 융합을 통한 창조경제의 핵심 사업으로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