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는 2000선 아래로 추락했다. 3분기 기업실적은 전반적 하락이 예상된다. 국민 10명 가운데 7명은 우리나라 경제가 부진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내수활성화와 경제혁신을 기치로 내건 ‘초이노믹스’에 대한 기대가 빠르게 식고 있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지만, 국내외 여건상 새로 뽑아들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답답함이 경제 전반을 짓누르고 있다는 평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17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이후 나타났던 한국경제 활성화 기대가 실물 경제회복으로 전혀 연결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야심차게 출범한 정부 2기 경제팀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자 일부에서는 기재부가 국회(경제살리기 법안 통과)와 한국은행(금리 추가인하)에만 기대고 있다는 날 선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우선 대표적 경기선행지표인 주가가 불안하다. 2000선 아래로 떨어진 이후에도 증시는 연일 하락세다. 지난 10일 코스피는 유럽발 경기침체라는 악재에 북한 최고지도자의 건강이상설까지 겹치면서 급락해 1940.92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5월 7일(1939.88) 이후 5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초이노믹스’가 제대로 가동되면서 ‘박스피(박스권에 갖힌 코스피)’를 상향돌파 할 것이란 기대로 상승세를 나타냈던 증시는 최근 오히려 박스피 최하단까지 되밀린 상황이다. ‘슈퍼 달러(달러 강세)’ 불안감과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우려까지 맞물린 결과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하루도 빼놓지 않고 국내 주식을 1000억원 어치 이상 팔고 있다.
기업실적 회복 기대도 낮아졌다. 최근 3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한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등 대표기업 실적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은 4조1000억원을 기록해 작년 같은기간보다 59.65%나 급감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5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1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FN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190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유틸리티와 은행, 철강, 통신서비스 등 일부 업종에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반면에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우리나라 주력 산업에서는 대부분 실적 부진이 예상됐다. 상장사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최근 한 달 증권사 전망 평균, 190개사)는 29조3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3분기 32조7000억원보다 10.3% 감소한 수준이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장사 이익 추정이 빠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고, 연간기준으로도 2012년부터 이어지는 3년 연속 영업이익 역성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제상황도 최악에 가깝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9세 이상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제상황 국민인식’을 조사한 결과, 73.2%가 ‘부진이 지속되거나 심화되고 있다’고 답했다.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의견은 21.0%에 그쳤다.
경제회복 시기와 관련해서도 59.5%는 ‘예측 곤란’이라고 답해, 절반 이상의 국민이 경기회복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후년(2016년)’을 경기회복 시점으로 본 응답자는 14.3%인 반면, ‘올해 하반기’라는 답변은 3.0%에 불과했다.
김용옥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조사결과 국민이 인식하는 체감경기는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확인됐다”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모든 경제주체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국민 10명 가운데 7명 "우리나라 경제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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