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계열 IT서비스기업인 하나아이앤에스가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SW)기업과 협력해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
하나금융그룹 계열 은행의 해외법인 계정계시스템 고도화 사업을 수행,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국내 금융그룹 계열 IT서비스기업의 해외진출을 추진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아이앤에스는 하나·외환은행 해외법인 시스템 구축 수행 경험에 기반을 두고 윌비솔루션과 함께 해외사업을 추진한다. 베트남 중앙은행을 통해 10여개 민간은행에 윌비솔루션의 고객관계관리(CRM)·관리회계 SW를 비롯해 하나아이앤에스가 강점을 지니고 있는 금융 특화 솔루션을 제안했다.
그동안 국내 금융그룹 계열 IT서비스기업은 계열사 대상으로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다수 수행하고도 이를 해외 진출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국내에서 쌓은 대형 코어뱅킹시스템 구축 경험을 수출할 대상 국가가 적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보다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환경이 열악한 나라에서는 동일한 규모의 코어뱅킹시스템 개발에 갑절 가까운 사업금액이 들어간다. 일부 선진국을 제외하고는 대규모 IT 예산을 투입하는 금융회사는 거의 없다. 하나금융그룹도 과거 하나은행에 구축한 코어뱅킹시스템을 중국에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백지화했다.
하나아이앤에스와 윌비솔루션은 기존 코어뱅킹 단위의 대규모 수출이 아닌 애플리케이션 SW별로 공급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CRM·관리회계·데이터베이스웨어하우스(DW) 등 공통SW는 윌비솔루션이, 바젤 등 금융특화 SW는 하나아이앤에스가 맡는다.
하나아이앤에스는 최근 하나·외환은행 인도네시아 현지 통합법인의 계정계시스템을 재구축, 가동했다. 기존 기업 거래만을 지원하던 현지 시스템을 소매금융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개편, 구축한 것이다. 상당 부분을 공개SW 기반으로 구축해 IT 운영비용을 크게 낮췄다. 향후 장기적으로는 외환은행 캐나다 현지법인 등 20여개 해외법인 대상으로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한다.
하나아이앤에스는 계열사 해외법인시스템 구축 경험에 기반을 두고 동남아지역 금융사 대상으로 해외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국내 금융IT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해외진출은 이제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축적된 경험을 토대로 해외 사업을 단계적으로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