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학교 산학협력선도대학(링크·LINC)사업단(단장 최용선)은 대학과 기업 간 관계를 협력 차원을 넘어 선 ‘동반자’라는 인식 아래 링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제대가 위치한 김해시는 7000여개의 제조업체 밀집 지역이다. 김해의생명센터와 정밀기기센터 등 특화 지원기관이 다수 포진해 있다. 인근 밀양시에는 경남도 차원의 나노융합국가산단 유치와 조성사업이 추진 중이다. 창원국가산단과 녹산국가산단도 지척이다. 인제대가 일찍이 산학협력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하고 받아들인 배경이다.
이러한 인식의 연장선상에서 인제대 링크사업단은 ‘산학일체를 통한 히든챔피언으로의 동반성장’을 링크사업 비전으로 세웠다. 기업과 대학이 일체가 돼 특성화 영역에서 세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기업과 대학으로 함께 성장해 가자는 뜻이다. 이를 위해 ‘자립형 산학일체 체제’를 확립하고, 향후 정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는, 지속적인 산학협력이 가능한 자체 역량을 갖춰 나간다는 목표다.
주목할 점으로 인제대 링크사업단은 1단계 경험 없이 2단계 사업에 바로 진입했다. 하지만 어느 대학보다 산업현장을 먼저 찾고, 기업이 자발적으로 대학의 문을 두드리는 역동적 산학협력 체제를 빠르게 구축했다.
최용선 단장은 “2단계 링크사업에 선정되기 전부터 학교 차원에서 산학협력 활성화를 위해 30억원을 투자해 자체 링크사업을 실시해왔다”며 “공식적으로는 링크사업 기간이 수개월에 불과하지만 이미 지역 산학연관 구성원과 다양한 협력 채널을 구축해 링크사업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제대는 링크사업 전부터 김해시와 공동으로 제조업 현황을 조사하고, 이 결과를 토대로 웹 기반의 기업지리정보시스템을 개발, 기업 지원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기업지리정보시스템의 전자지도상에는 개별 기업의 위치, 직원과 매출 규모, 주력 분야 등 기업 지원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가 수록돼 있다. 이를 토대로 기업 밀집도를 분석하고 해당 지역을 직접 찾아 기술지도나 애로사항 해결 등을 수행한다.
산학협력 체제 개편, 특성화 전문인력 양성 등 링크사업 추진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와 사업모델도 링크 선정 이전부터 갖춰 추진하고 있다.
인제대 링크사업단은 지난해 산학협력 실적만으로 승진과 재임용이 가능한 산학협력 트랙 등 산학협력 친화형 교원인사제도를 확립했다. 특성화 분야에 대학의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대규모 학사조직 개편도 완료했다.
인제대 링크사업의 특성화 분야는 ‘수송기계IT’ ‘나노융합소재’ ‘의생명헬스케어’다. 인제대는 대학 차원의 집중 지원 아래 지난 2005년 이후 특성화 분야에서 650억여원 규모의 교내외 사업을 유치했다. 3개 특성화 분야는 인제대 링크사업의 강점이자 사업 활성화의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제대 링크사업단은 이 3개 특성화 분야의 전문인력 양성을 강화하기 위해 올 들어 산업현장인증 특별트랙(i-FIRST)을 정규 교육과정으로 개설했다. 대학 내외 유관 연구소와 연계 융합연구를 활성화하고, 기업과 협약 아래 다양한 재직자 교육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평생지도교수제’와 ‘웹기반 SAIL(Self Assisting Intelligent Leader)시스템’은 재학생의 진로 설정과 취업 역량을 강화시켜 주는 인제대만의 차별화된 인력양성 모델로 꼽힌다. 이를 포함해 설계 및 경영관리 등 총 11개 분야에서 기업 수요를 반영한 특성화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과 KAI트랙을 개설해 기업 맞춤인력 양성과 졸업생 취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캡스톤디자인 교과목의 차별화된 운영과 성과도 주목할 부분이다. 인제대 링크사업단은 캡스톤디자인을 현장실습, 가족회사, 창업 등과 연계해 다양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3년 창의적 종합설계대회 교육부장관상, 2013년 공학교육페스티벌 최고상인 올해의 대학 금상 등을 수상했다.
이외에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예비 기술창업 인재를 양성하는 ‘SERA(Story, Empathy, Resilience & Achievement)’ 기업 CEO를 초청해 학생에게 새로운 자극과 도전정신을 심어주는 ‘인제-TED’ 등이 호평 속에 인제대 링크사업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있다.
‘친구콜’로 불리는 기업지원 대표전화(1644-7921) 운영은 가족기업 및 외부기업 CEO와 기업 관계자에게 최고의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친구콜은 기업의 전화를 받으면 방문 및 전화 상담을 통해 애로사항을 확인하고, 기술·자금·마케팅·경영관리·신상품개발 및 미래전략기술 등 기업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기업지원 사업이다. 특히 유관기관과 구축한 협력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운영하면서 높은 시너지를 얻고 있다.
인제대 링크사업단은 내년에는 의학과와 간호학과를 비롯해 의용공학과, 임상병리학과 등 인제대의 전통적 강점 분야인 의생명분야로 링크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 디자인과 IT를 자동차, 항공, 선박 등 수송기계와 융합하는 등 스마트 IT, 나노 및 생체소재 융합 등 각종 학제간 융합사업을 전개해 새로운 블루오션을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김해=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