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엔진 부품 및 제어 시스템 자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12년 보쉬와 합작 관계를 청산한 현대케피코가 인프라 확충 및 조직 통합에 본격 나섰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케피코는 최근 경기도 군포 본사 내에 ‘전자제어연구개발센터’를 완공하고 그룹 의왕연구소에 있던 전자제어시스템연구소 인력을 모두 신설 센터로 이전시켰다.
내년 2분기 정식 개소 예정인 전자제어연구개발센터는 기존 본사 기술연구소와 전자제어시스템연구소가 통합돼 현대케피코의 단일 연구개발센터로 확대 개편될 예정이다. 이를 위한 시험 설비 확충도 진행 중이다.
현대케피코 관계자는 “최근 군포 본사의 전자제어연구개발센터 신축 공사가 마무리돼 준공식을 열었으며, 그룹 의왕연구소에 있던 전자제어시스템연구소 인력이 센터로 이동했다”며 “센터 정식 개소를 앞두고 연구개발 설비 확충과 관련 조직 통합 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밝혔다.
현대케피코는 엔진 핵심 부품인 인젝터, 센서, 제어기(ECU) 등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이들 부품은 자동차 파워트레인의 작동 상태를 감지하고 전자제어를 바탕으로 엔진 출력과 연비, 배기가스 등의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부품이다.
현대케피코는 1987년 출범 이후 보쉬와의 합작을 통해 관련 부품을 생산해 왔지만, 2012년 보쉬와의 합작 청산 이후 자체 개발 역량 확보에 주력해 왔다. 특히 가솔린(GDI) 엔진 분야에서는 기술 내재화를 거의 완료했지만, 디젤 엔진의 기술력은 미진하다는 평가다.
현대케피코는 신설된 센터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인력을 집중시키는 한편, 디젤 엔진용 부품 개발을 위한 전문 인력 보강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전자제어연구개발센터는 현대자동차그룹 차원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은 것으로 전해졌다. 계열사를 통해 현대·기아차 파워트레인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을 자체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케피코가 300명 수준인 연구개발 인력을 전자제어를 중심으로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며 “현대케피코의 자체 연구개발이 강화되면서 비슷한 사업 영역을 갖춘 현대오트론과의 업무 분장이 새로운 화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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