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만난 이재용…10월 광폭 행보로 전사 챙기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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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방한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16개월 만에 만나 두 회사 간 사업현안을 논의했다. 이달에만 소비자가전(CE)-반도체(DS)-IT·모바일(무선, IM)을 잇는 행보로, 이 부회장이 직접 삼성전자 전 영역을 선제적으로 챙기는 모양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달 1일 베트남 최고지도자 응웬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을 만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빌딩에 들어오고 있다. <전자신문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달 1일 베트남 최고지도자 응웬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을 만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빌딩에 들어오고 있다. <전자신문DB>

이날 저커버그 CEO와의 회동으로 이 부회장은 이달에만 삼성전자의 3개 사업부문을 모두 아우르는 경영행보를 걷게 된다. 이달 1일에는 베트남 최고지도자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이 직접 삼성전자빌딩을 찾아 이 부회장과 호찌민 인근 대규모 가전공장 건립에 합의했다.

삼성전자가 6000억원을 들여 짓는 이 공장은 TV 중심의 복합 소비자가전 생산기지로 곡면(커브드)TV 등 주요 가전제품의 범아시아권 공급기지가 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윤부근 CE부문 대표뿐 아니라 실무진으로서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을 동석시켜 사업에 대한 의지를 베트남 정부에 보였다.

지난 6일에는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직접 경기도 평택으로 내려가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함께 15조6000억원 규모의 평택 고덕산업단지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 협약식을 가졌다. 지난 8월 이 부회장과 남 지사 간 회동에 따른 결과로 경기도의 조기투자 요청에 이 부회장이 결단을 내렸다는 전언이다. 당초 목표보다 1년 앞당긴 2017년 가동에 들어가 ‘이재용 시대’를 여는 첫 조기투자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 밖에 전국의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각 사업장을 직접 순시하면서 경영 현안을 보고받고, 주요 사안마다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삼성전자 협력사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직접 사업장을 찾는 일이 잦아졌다”며 “실무진과 사업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주고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삼성전자의 최근 경영실적과 궤를 같이한다. 지난 4년 여간 삼성을 지탱해 온 스마트폰이 중국 등 후발주자의 추격으로 ‘물량 공세’가 한계에 이르면서 일각에서는 비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업계는 14일 회동이 ‘밀크뮤직’에서 시작된 삼성의 킬러 콘텐츠 확보 연장선상이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베트남·평택 공장도 공급과잉에 몸을 사리는 경쟁사들과는 정반대 행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4년 전 경영복귀와 함께 내세웠던 “지금이 진짜 위기다. 앞만 보고 가자”는 선제적 경영전략과도 궤를 같이한다. 가전, 반도체로 이어지는 고 이병철 창업주, 이 회장의 ‘과감한 오너십 도전 스타일’을 잇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임원은 “삼성을 지탱해온 힘 중 하나는 ‘강력한 오너십’이었다”며 “최근 이 부회장의 행보는 이 회장 부재로 삼성 전반에 불거졌던 우려들을 이 부회장이 직접 씻어내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고 이병철 창업주·이건희 회장·이재용 부회장의 부문별 선제적 경영 대응 사례 (연도)>


※ 고 이병철 창업주·이건희 회장·이재용 부회장의 부문별 선제적 경영 대응 사례 (연도)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