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10월 기준금리를 종전 연 2.25%에서 2.00%로 0.25% 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8월 기준금리를 2.50%에서 2.25%로 내린 뒤 두 달 만에 추가 인하 조치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정이던 2009년 2월부터 17개월 동안 2.00%로 운영되던 종전 사상 최저치와 같은 수준이 됐다.
이번 금리 인하는 성장률 전망치를 연이어 하향 조정해야 할 만큼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데다 유로존의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는 등 대외 악재도 심각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개월째 1%대를 기록할 만큼 물가 상승 부담은 크지 않은 점도 고려됐다.
내수 활성화를 비롯한 경기 부양에 정책 노력을 기울이는 정부와 공조를 취해 정책 효과를 뒷받침하려는 취지도 있다.
하지만 금통위의 이번 금리 추가인하가 이주열 한은 총재 취임 이후 줄곧 밝혀왔던 발언 기조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결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 총재는 이날 10월 기준금리를 발표하기 직전까지 국정감사와 미국 출장 기간 등 공개석상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몇 차례 했다.
이 총재는 “6개월 후 금리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 2~3개월전엔 시그널을 줘야한다”며 “깜짝 금리 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때문에 이번 인하 조치가 충분한 시그널을 주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를 내려 중앙은행 스스로 신뢰를 저하시켰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