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스북 경영진, 롱런기업과 벤처 성공DNA 공유

삼성전자와 페이스북이 그들만의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페이스북은 지속적으로 먹거리를 창출하는 삼성의 노하우를 들었고,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먹거리 발굴이 필요한 삼성전자는 페이스북의 빠른 성공 과정을 확인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CEO와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페이스북의 경영진은 이날 경기도 수원에 소재한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SIM)’과 ‘삼성 디지털시티’를 찾아 현장을 둘러본 후 삼성전자 경영진과 성공 요인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동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 거물급 IT 인사가 SIM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양사 고위 임원진은 오전부터 오찬에 이은 오후까지 함께 자리하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 구체적인 프로젝트 논의보다는 성공 노하우 공유가 핵심이었다.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대표를 비롯해 소비자가전(CE) 부품(DS) 부문 임원이 참석해, 업계 현황 소개와 함께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시장을 주도할 수 있던 요인을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페이스북은 신생기업이다 보니 삼성의 장기간 성장가도를 달리는 동력과 이를 위한 기업가정신에 관심을 보였다”며 “지속 경영을 위한 속성이라든지 프로세스 등에 대해 알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샌드버그 COO는 이영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 등 10여명의 여성 임원들과 ‘일과 여성’이라는 주제로 별도로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는 여성의 사회 참여가 지난 100년간 괄목할만하게 늘었지만, 최근 10년간은 큰 변화가 없었다며 경영층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또 여성이 적극적으로 일하는 것을 ‘리더로서의 자질’로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는 말도 있었다. 자리에서 샌드버그 COO는 자신이 활동하는 여성 지원 조직 ‘린 인 서클(Lean In Circles)’을 소개하고, 사회 진출 여성이 보다 자신감 있게 활약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샌드버그 COO는 “‘삼성전자는 페이스북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중 하나’라고 언급하며 방문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삼성 측은 밝혔다.

삼성경영진과의 회담 후 페이스북 경영진은 경기도 화성 ‘삼성 나노시티’를 방문해 삼성전자 최신 반도체 기술을 살펴보기도 했다.

페이스북 경영진은 지난해 6월 이후 1년 4개월여 만인 14일 한국을 찾았다. 14일에는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빌딩을 방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만찬을 겸한 앞으로의 사업에 대한 환담을 나눴다.

김준배·서형석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