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이 더콘테스트와 공동으로 주최하고 코스콤 후원으로 진행하는 ‘내가 바로 전자신문 칼럼니스트’ 9월 당선작은 성아라(협성대학교)씨의 ‘인터넷 배설 아닌 소통의 공간으로’입니다. ‘청소년 인터넷 폭력 점점 심각해지는데 예산은 턱없이 부족’을 다룬 전자신문 기사로 청소년 인터넷 예절 교육의 중요성을 짚었습니다. 진행 중인 10월 공모전에 대학생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성아라(필명 탁류, 협성대학교)
화장실은 예로부터 ‘배설’의 공간이었다. 최근 이러한 ‘공공의 배설 공간’이 새로 탄생한 듯하다. 바로 ‘인터넷 공간’으로 말이다. 세월호 사건이 터졌을 때도 인터넷상에는 온갖 루머와 악성댓글이 난무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루머와 언어폭력의 주체가 청소년이라는 사실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청소년은 인터넷 공간의 커다란 주체로 활동하고 있다.
아직 자아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은 인터넷 예절을 가벼이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또 학업과 진로, 또래집단이나 이성과의 관계를 통한 스트레스를 인터넷에서 해소하려는 경향도 있다. 익명성이라는 인터넷 공간의 특징을 이용해 아예 다른 사람처럼 말하고 활동한다.
인터넷은 현실과 분리된 세상이 아니다. 통계자료에서 볼 수 있듯 오늘날 청소년은 인터넷 윤리 의식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는 남을 헐뜯는 문화, 집단으로 한 사람을 비난하고 공격하는 문화 확산 등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나아가 자살이나 범죄 등 심각한 사회문제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교육이다. 그러나 체계적 교육을 위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 KISA와 한국정보화진흥원 두 곳 이외에는 인터넷 예절 교육을 활발히 하는 곳이 없으며, 현재 예산으로는 전체의 10% 정도만 교육할 수 있다. 이러한 교육 역시 연 1~2회가량 학생들을 강당에 모아놓고 한 두 시간 정도 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PC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하루에도 몇 번씩 인터넷에 접속하는 청소년에게 인터넷 예절 교육은 필수교육이 되어야 한다. 청소년이 인터넷 예절을 생활화하기 위해선 교육 역시 수시로 이뤄져야 한다. 도덕이나 윤리 교과서에 인터넷 예절에 관한 단원을 구성하여 넣거나 내용을 확대·심화시켜 개편하는 것도 방법이다. 실습도 중요하다. 악성댓글을 남긴 가해자와 피해자로 역할을 나눠 행해보는 연극 같은 것도 좋은 교육활동이 될 수 있다. 단순히 하면 안 된다고 가르친다면 역효과나 반항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인터넷 예절을 지키지 않았을 때 어떤 일들이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실질적 교육도 필요하다. 교육 프로그램을 위한 예산 확보는 기본적으로 선행돼야 할 과제일 것이다.
청소년은 다음 세대의 주역이다. 청소년이 어떻게 자라나느냐에 따라 사회의 모습이 달라지듯 그들이 어떻게 인터넷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인터넷은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변모할 것이다. 또 하나의 현실이 된 인터넷 공간. 청소년에게 인터넷이 배설의 공간이 아닌 소통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인터넷 예절 교육에 힘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