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에볼라…ITU 개막 앞둔 국내 위기감 고조

미국에서 에볼라 2차 감염자가 추가로 발생하고 독일에서 에볼라로 치료받던 UN 직원이 숨지는 등 에볼라 사태가 아프리카를 넘어 다른 대륙으로 확산되고 있다. 12월부터는 매주 1만명의 감염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는 다음주 개막하는 ITU 전권회의에 서아프리카 3국 참가자가 내한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16일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따르면 주춤했던 에볼라 감염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에볼라에 감염된 환자는 총 8997명이며 이 중 4493명이 사망했다. 최근 급격히 감염자가 늘고 있어 이달 안에 감염자가 1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볼라 사태는 계속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브루스 에일워드 WHO 사무부총장은 “12월부터 1주일에 감염되는 환자가 5000명에서 최대 1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아프리카에서만 발생하던 환자가 유럽과 미국 등으로 번지면서 세계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미국에서는 에볼라로 숨진 환자를 치료했던 텍사스건강장로병원 간호사 2명이 연이어 에볼라에 감염됐다. 이 중 한 간호사는 격리되기 하루 전 여객기에 탑승한 사실이 확인돼 추가 감염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독일과 스페인에서도 에볼라로 사망한 환자가 나왔고, 스페인에서는 치료하던 간호사가 감염돼 치료 중이다.

에볼라가 다시 빠르게 확산되면서 국내도 방역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해졌다. 다음주 부산에서 열리는 ITU 전권회의에 세계 193개국, 3000여명의 관계자, 6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에볼라 발생국인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 세네갈, 콩고 등 서아프리카 6개국에서 176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에볼라는 잠복기가 2~21일이어서 해당 국가를 출국할 때나 국내 입국시에는 열이 없더라도 국내에서 발병할 가능성이 있다.

관계부처와 ITU 준비기획단을 중심으로 에볼라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해운대 벡스코(Bexco) 행사장에서 고열 환자 발생을 가정한 에볼라 대응 모의훈련을 진행했다.

행사장 내에도 열감지기를 설치해 발열자를 실시간 감별하고,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격리병원으로 이송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행사 기간 동안 발병국 참가자에 대해 최소 하루 2회씩 직접 대면, 발열 여부와 동선을 확인하겠다”며 “공식 행사 외에는 가능한 외부 출입 자제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