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차기 회장 후보가 내부 인사 3명과 외부인사 1명을 포함해 4명으로 압축됐다.
KB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는 16일 오후 5시부터 서울 명동 KB금융 본점에서 4차 회의를 열고 김기홍 전 KB국민은행 부행장·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가나다 순) 등 4명의 후보를 선정했다.
애초 예상과는 달리 1차 후보군 발표 직후 외부출신으로 기울던 무게중심이 다시 내부로 돌아오면서 정치색을 배제하고 내부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들 4인의 후보들은 KB금융의 청사진을 밝혔다. 가장 먼저 김기홍 전 부행장은 국민은행은 물론 학계와 민간 연구소, 금융감독원까지 두루 거친 금융전문가다.
그는 “임직원들 사기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우선 사기 진작에 힘쓰고, 고객과의 신뢰를 회복하고 주식자산을 키워 회사 가치를 높이는 것도 현안”이라며 조직 안정과 고객에 대한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이어 “현재의 비전과 지배구조 설계를 제시한 부분이 조직을 잘 알고 빠른 시일 내에 조직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인정받은 것 같다”며 “비전과 방안을 진정성 있게 제시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 전 부행장은 2004년 국민은행 사외이사에 선임된 이후 2005년 수석부행장을 맡았다. 특히 금감원 근무할 당시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은 “조직의 결속과 화합이 우선이고, 고객의 신뢰 회복과 이를 바탕으로 KB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열심히 준비해 (회추위 심층면접에서) 갖고 있는 포부와 계획을 밝히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 전 부사장은 후보자 중 가장 오랜 기간 KB에서 일했다. 그렇다보니 국민은행 노조와 직원들로부터 두터운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고 있는 그는 KB에서 근무를 통해 재무 뿐 아니라 전략·영업 등을 두루 경험해 능력도 검증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은 “행장은 은행원으로 출발한 사람이 돼야 한다”며 “내부 출신이 열심히 하면 최고경영자까지 올라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놔야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금융분야 연구가로서 그간 우리나라 금융사가 하길 바라던 (사업들을) 실천해 보고 싶다”면서 “행·회장이 겸직보다는 분리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지 전 부사장은 한국금융연구원을 거쳐 조흥은행 부행장, LG카드 부사장, KB금융 전략담당 부사장을 역임했다. 금융연구원 등 학계에서도 몸담은 경험이 있어 이론과 현장을 겸비한 후보로 주목 받고 있다.
가장 유일한 외부인사인 하영구 씨티은행장은 2016년 3월까지 보장된 씨티은행장 자리를 내려놓고 KB회장에 도전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 전 행장은 “회추위가 제시했던 전문성과 글로벌 감각 등 여러 가지 기준에 부합하는 분들이 최종후보로 선정된 것 같다”며 “소신껏 면접을 준비해 청사진을 밝히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군 4명 중 내부 인사가 3명인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전임 회장인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이 ‘낙하산 인사’라는 낙인이 찍히며 불명예 퇴진한 만큼 이번에는 KB 내부 출신이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을 내놨다.
회추위는 오는 22일 4명의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각각 90분간 심층면접을 한 뒤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를 가릴 예정이다.
SR타임스
이행종기자 srtim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