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대표기업 메타바이오메드의 오석송 회장 집무실은 ‘대표이사실’이나 ‘회장실’이 아닌 ‘사랑방’이란 푯말이 붙어있다. 직원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와 이야기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오 회장은 사랑방에서 책을 읽으며 경영의 지혜를 배우고 직원과 대화하며 소통을 한다.
사랑방이 있는 메타바이오메드 본사는 KTX 오송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오송생명과학단지 안에 자리잡고 있다.
이 회사는 치과용 충전재(치아 한 가운데 있는 대롱 모양의 치근관을 메우는 의료 소재)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22%다. 소재 특성상 세계 시장 규모는 500억원 정도 밖에 안 되지만 벌써 10년 가까이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 30%대 진입도 시간 문제다.
메타바이오메드는 인체에 흡수되는 수술용 실인 ‘생분해성 봉합사’를 세계 일곱 번째로 개발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아직 3%도 안되지만 존슨앤드존슨 같은 글로벌 다국적기업과 경쟁하고 있다.
오 회장은 “세계적 다국적기업과 경쟁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며 “봉합사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10%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고기능 신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12월에는 중국에 봉합사를 생산하는 한중 합작공장도 설립, 중국 시장 진출에 본격 나선다.
메타바이오메드의 꿈은 크다. 10년 내 매출목표가 1조원 이상이다.
치과 의료 소재와 생분해성 봉합사 중심에서 생체 재료 및 의료기기 개발 쪽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의 일환이다. 최근에는 척추디스크 환자 수술용 내시경인 ‘i돌핀’을 선보였다. 매월 수백개씩 팔리고 있는 이 제품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초소형 카메라와 광섬유 조명, 워킹 채널 등을 일체화해 주목받았다.
또 외상이나 인체 조직절제, 장기 이식 등으로 끊어진 혈관을 쉽게 연결해주는 ‘혈관 문합기’도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상용화를 진행 중이다. 이 시장은 지난해 세계 규모가 1000억대였는데 내년에 3000억대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이 밖에도 혈관을 고화질 영상으로 볼 수 있는 혈관내 초음파 검사기와 염증 발생을 억제하는 항염증 봉합사도 개발하고 있다. 초음파용 프로브 역시 미래 먹거리로 공을 들이고 있다.
오 회장은 “의료용 소재 분야에서 연구개발, 생산, 판매 등 모든 부분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곳은 국내에서 우리가 유일하다”며 “분당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충북대병원 등 여러 병원과 대학, 연구소와도 탄탄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타바이오메드는 미국과 유럽 등 세계 98개국에 200여개 영업망을 가지고 있다. 2008년에는 코스닥에도 상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336억8400만원으로 전년보다 16% 정도 늘었다. 올해는 450억원 안팎을 달성할 전망이다. 치과장비 회사인 메타시스템즈와 u헬스사업을 하는 메타네트웍스 등을 관계사로 두고 있다.
오 회장은 “지난해 비전 2030 전략을 새로 수립했다”며 “인류에 건강한 삶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의료용 소재재료 및 기기 분야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우뚝 서겠다”고 강조했다.
오송=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